한국이 후발주자로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참여하려면 쌀·축산업 등에서 높은 수준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가 10일 개최한 ‘2015 통산산업포럼 국제컨퍼런스’에서 뉴질랜드 공공기관 컨설팅업체 ‘선더스 언스워스’의 찰스 피니 파트너는 “TPP의 주도권을 지닌 미국이 한국의 참여를 찬성한다고 해서 다른 국가들도 이에 찬성할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며 “그들의 승인을 얻기 위해 한국 정부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 말했다.

10일 열린 통상산업포럼 국제컨퍼런스

협정문에 따르면 TPP는 12개국이 만장일치를 하는 경우에만 신규국가의 가입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때문에 TPP참여 12개국 중 일본과 멕시코를 제외한 10개국과 쌍무간 FTA를 체결하고 있는 한국이 다른 나라의 찬성을 이끌어 내려면, 관세 인하를 중점으로 한 시장개방 카드를 제시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찰스 피니 파트너는 특히 “미국은 한국의 쌀 및 쌀과 관련한 분야에 대해, 뉴질랜드는 낙농업이나 유제품·축산업에 대해 기존 FTA보다 높은 수준의 시장개방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아직 체결되지 않은 한·일 FTA와 한·멕시코 FTA에 대한 부담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는 게 피니 파트너의 주장이다. FTA 협상을 진전시키면서 TPP 가입에 탄력을 받겠지만, FTA 체결에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투자돼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미국 미시간대학교의 앨런 디어도프 교수는 “한국은 2008년 미국이 TPP참여를 선언할 때는 참여하지 않다가 비용을 더 많이 치를지도 모르는 현재 참여의사를 밝힌 이유가 궁금하다”고 한국 정부측에 물었다.

이에대해 산업통상자원부 우태희 통상차관보는 “당시 한·미 FTA 국회비준 때문에 바빴고, 한·중 FTA 등으로 인원도 부족했을 뿐 아니라, TPP에 대한 준비도 부족했다”며 “이런 이유로 가입시기를 놓쳤다”고 대답했다.

지난달 5일 타결된 TPP는 우리나라가 속해있는 환태평양지역을 대상으로 체결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관세문제만을 다루는 과거의 전통적 무역협상과 달리 지적재산권, 노동, 환경, 국영기업과 중소기업 등 포괄적인 이슈를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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