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능력을 잃은 부실한 중소기업인 이른바 ‘좀비 기업’이 시장에서 퇴출될 수도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에 따르면 175개의 중소기업이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는 전년대비 무려 40%(50개)나 급증한 것으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다.

구조조정 대상으로 분류된 175개 기업 가운데 살아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D등급)된 105개 기업은 여신 등 은행의 지원이 중단돼 사실상 퇴출될 수 있다. 회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C등급)된 70개 기업은 워크아웃 대상으로 분류된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전자부품 19개 ▲기계·장비 14개 ▲도소매업 14개 ▲부동산업 13개 ▲자동차 12개 ▲식료품 10개 ▲운수업 9개 ▲금속제품 8개 ▲레저서비스업 8개 ▲기타 26개 등이 C·D등급을 받았다.

<자료=금융감독원>

글로벌 경기 둔화에 수출까지 감소하면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종의 부실 정도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비제조업의 경우, 장기간 내수경기가 침체해 운수·도소매·서비스업종에서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증가했다.

금감원은 부실한 기업의 구조조정을 위한 채권은행의 대손충당금 규모가 대략 4504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지난 9월말까지 3020억원을 이미 적립해 두고 있어 국내 은행의 자산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회생 가능성이 있는 기업(C등급)들은 이미 워크아웃에 들어갔거나 이를 준비 중이다. 앞으로 이들 기업은 유상증자 또는 자산 매각 등 자구 계획을 채권은행에 제시, 이를 근거로 만기 연장 여부 등을 판단받게 된다. 반면 퇴출 대상 기업(D등급)들은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거나 지원 없이 스스로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적자를 지속해왔던 이들 기업이 자활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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