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우리나라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주연급 배우들은 물론, 대사로 등장한 ‘치맥(치킨과 맥주)’까지 최고의 키워드가 됐다.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 양회(兩會)의 고위층이 “별그대 같은 드라마 제작”을 언급하고, 워싱턴포스트는 중국의 ‘별그대 현상’을 기사로 다뤘다. 중국의 ‘문화 자존심’까지 운운할 정도니 드라마 한 편의 파급력에 새삼 놀라게 된다.

많은 전문가들이 ‘찾아낸’ 성공비결 중에 “기존 한국 드라마와 다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눈에 띈다. 중국 언론에 실린 내용을 서울대 강명구 교수가 국내 언론을 통해 다시 전한 내용이다. 이를 아전인수로 해석하자면 이렇다.

한국 드라마라면 꼭 나와야 하는 불치병이나 불의의 사고, 여기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신파조 눈물바람에 기대지 않았다. (물론 재벌, 톱스타, 이해하기 힘든 악인 캐릭터 그리고 극복하기 힘든 장애도 있었지만) 외계인이라는 ‘황당한’ 설정과 로맨틱 코미디와 스릴러의 ‘이종교배’라는 역시 ‘무모한’ 장치로 스토리를 견인했다. ‘인기와 영상이 받쳐주는’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으나, 신선한 대본과 이를 속도감 있게 재해석해 낸 편집의 효과도 컸다.

‘한류 열풍’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한류드라마답지 않은 드라마’여서 반응을 얻었다는 의미이기도 하거니와, 카메라 뒤에서 제작을 맡은 ‘토대’들의 역량에 힘입은 바 크다는 찬사이기도 하다.

앞으로 이 열풍이 ‘별그대’의 문법마저 비틀어버리는 신선한 후속작에 빙의해 태풍으로 커질지, ‘강남스타일’처럼 물타기 좀 하다가 잦아들어버릴지는 모를 일이다. 다만 언제 어디서건 누군가가 시도할지 모르는 새로움을 소화해 낼 하부구조만큼은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면 좋겠다. 제대로 된 시간, 장소, 상황에 서지 않으면 ‘스타’도 빛을 낼 수 없다. ‘음지에서’ 이런 것들을 담보해 해는 것이 작가, 감독, 현장 스태프들이다.

사족 하나. ‘별그대’ 마지막회 지구에 강림한 UFO는 좀 ‘우스웠다’. SF영화라면 비아냥 꽤나 했을 일이다. 그러나 2014년 한국의 로맨틱 코미디에서라면 괜찮았다. 이러한 용인의 기한이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동안 현장의 제작진들이 더 나은 영상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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