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이코노미 보도에 따르면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대기업이 목표한 것보다 더 높은 이익을 올린 경우 그것의 일부가 중소기업에 돌아가면 중소기업의 기술개발과 해외진출 그리고 고용안정에 도움을 준다”며 초과이익공유제 도입을 최근 언급했다. 도입 당위성에 대해서는 “대기업의 적지 않은 초과이익 부분이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중소기업과의 불공정거래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야당도 최근 초과이익공유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대기업의 이익 뒤에는 많은 협력사들의 희생이 있다”고 전제하고 “대기업 이익을 주주와 임직원뿐 아니라 협력기업까지 공유할 수 있도록 초과이익공유제 도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기자회견에서 재벌과 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한 초과이익공유제 도입 등을 민생 법안으로 제시했다.

초과이익공유제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 초과이익이 발생하면 대기업과 협력한 중소기업에 그 이익의 일부가 돌아가게 하는 제도다. 즉 대기업이 이익을 초과해 달성할 경우 해당 임직원 등에게 임금을 올려주거나 성과급(인센티브)을 주듯이 이익공유 대상을 함께 한 중소 협력업체까지 넓혀보자는 얘기다. 이는 지난 2010년 이명박정부 때 동반성장위원회가 발족된 뒤, 꾸준히 논의가 진행됐지만 대기업들의 반대 등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초과이익을 산출하는 기준을 마련하기 어렵고, 무엇보다 시장경제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시작이 반드시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지난 6월 SK하이닉스는 노사가 합의한 임금인상률 중 0.3%를 협력사에 내놓는 방안을 담은 임금협상안을 발표했다. 회사도 같은 규모로 내놔 마련된 재원은 4000여명의 협력사 직원들 임금인상, 복리후생 및 안전·보건 환경개선에 쓰일 예정이다. 대기업과 협력사간 성과공유제도가 있긴 했으나 임금인상분의 일정액을 나누는 것은 처음이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무너져 버린 ‘공생’의 산업생태계를 되살리고, 시장경제의 양극화 문제를 치유할 수 있다면 구체적으로 이의 도입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의 성장이 없다면 한국 경제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 재벌 대기업도 그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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