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 제조업 업종별 협회 10곳 중 7곳은 한·중 자유무역(FTA) 협정 내용을 잘 모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한중FTA 발효를 앞두고 관련 협회에 협정 내용을 설명하고, 피해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김제남 의원(정의당)은 24일 ‘한중FTA에 따른 중소기업 피해 및 국내 대책의 적정성 파악을 위한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국제뷰티산업교역협회,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 등 34개 중소 제조업 업종별 협회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4%(25곳)가 ‘협정내용을 모른다’고 응답했다. 단 8곳만이 ‘협정내용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잘 모른다’고 답한 25곳 중 16곳이 ‘한중FTA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했다. 7곳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했으며, 2곳은 ‘모른다’고 대답했다.

또 대다수 협회(31곳, 91%)는 한중FTA에 대한 정부의 대책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했다. 중소기업 관련 협회들이 한중FTA에 대한 막연한 우려나 정부 대책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는 이유가 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산 제품과 경쟁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대다수가 ‘경쟁관계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26곳이 ‘치열한 경쟁관계’라고 했으며, 5곳은 ‘앞으로 경쟁관계가 예상된다’고 답했다.

한중FTA 영향평가 보고서 중 제조업 업종별 무역수지 효과

단위:백만달러<자료=김제남 의원>

한편 김 의원은 한중FTA 양허표를 분석한 결과 귀금속가공, 음향장비, 시계, 동, 금형 등에서 불균형 양허가 나타났으며 펌프, 아웃도어 용품, 합성수지 가공기계, 공예, 환경 관련 기계 등의 업종에서 피해가 우려되는 것으로 파악했다. 아울러 섬유, 휴드폰 케이스, 화장품, 방송장비, 가구, 교육학습기기, 석재, 농기계, 전동기, 피복, 치과기자재 등의 업종은 당사자들이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국내 중소기업이 한중FTA에 대해 전혀 준비가 안 돼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한중FTA 영향평가 보고서를 보더라도 발효 5년간 제조업의 연평균 무역수지가 6400만달러 악화되고, 5~10년에는 연평균 1400만달러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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