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두(인도) 바람’이 거세다. 세계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인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7%대 이상의 성장률이 예상되는 유일한 나라다. 이미 중국을 추월하는 경제성장 속도와 12억명의 소비자가 있는 인도는 매력적인 시장임에 틀림없다. 지난 2011년 기준 구매력평가 기준 국내총생산(GDP) 4조4600억달러(4811조원)를 달성하면서 미국·중국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올라섰다. 인도시장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인도 시장에서 한중 점유율

<자료=LG경제연구원>

◇‘세계의 공장’으로 탈바꿈한 중국=독립운동가 간디의 고향이자 인도내 산업도시로 급부상한 구자라트주에서는 현재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사르다르 발라바이 파텔 전 부수상을 기념하는 182m의 대형 동상을 건립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인도의 단합을 상징하는 이 동상은 중국산 재료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처럼 중국제품은 2004년 이후 인도 수입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휴대폰이 가장 눈에 띈다. 중국산 샤오미 스마트폰의 인도 판매대수가 300만대를 넘기는 등 올 상반기 인도 판매증가율이 34%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레노보, 화웨이, 지오니 등도 인도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면서 중국계 스마트폰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올 상반기에 12%를 차지했다. 4G폰의 경우도 인도업체들의 점유율이 10%미만인 반면 중국업체들의 점유율은 45%에 이른다.

인도 공산품 시장 점유율

<자료=LG경제연구원>

특히 중국은 ‘저가 경쟁력’을 내세워 공산품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인도시장에서 전체 234개 품목 가운데 13개 품목이 10억달러 이상의 수출실적을 올리는 등 공산품 시장점유율이 2000년 4.1%에서 2014년 27.9%로 급증했다. 반면 한국 공산품 점유율은 5.8%에 머물렀다.

또 중국 우위 품목군에서 중국의 수출액은 538억달러인 반면 한국의 수출액은 76억달러로 1/7 수준에 그쳤다.

◇인도 로컬업계와 갈등 빚는 중국산=중국의 저가 공산품이 인도 입장에서는 골칫거리다. 인도내 로컬업체의 성장을 위해서도 중국산의 범람은 환영만 받을 수 없는 일이다.

인도의 반덤핑 대상국

<자료=LG경제연구원>

인도 정부는 이러한 중국산 제품 공세에 대해 반덤핑 조치로 맞서고 있다. 인도 로컬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받아 들여진다. 지난 20년간 반덤핑 제소 건수를 살펴보면 중국이 160건으로 가장 많았다. 한국 기업도 54건으로 세 번째를 차지했다.

◇인도시장 두고 한·중 경합 치열할 듯=인도시장에서 한·중 수출경합도를 계산한 결과, 지난 2000년 0.5에서 2014년 0.57로 높아졌다. 수출경합도는 1에 가까울수록 양국간 수출상품 구조가 비슷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대로 특정시장에서 양국의 수출상품 구성이 완전히 다를 경우 경합도는 0에 가깝다. 이는 품질을 차별화하는 방식으로 중국과 경쟁해야 승산이 있다는 뜻이다.

인도 시장에서 한중 경합 품목 현황

<자료=LG경제연구원>

인프라가 열악한 인도는 최근 ‘메이크 인 인디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인도 정부는 부품 관세를 낮추고 외국기업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현지 생산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인도 현지에서는 한국산 제품이 품질이 뛰어나고 내구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LG경제연구소 강선구 연구위원은 “가격으로 중국제품과의 정면승부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브랜드와 품질을 차별화하고, 인도 정부의 현지생산 유도 정책 등을 활용한 대응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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