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연평균 부가가치 증가율이 1980년대 10%대에서 2014년 1%대로 빠르게 하락했다. 건설업의 부가가치는 2010년 이후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이 뿐만 아니다. 과학기술력도 미국·일본 등에는 크게 뒤지는 반면 중국에는 빠르게 추격당하는 등 대외적으로 일본과 중국 사이에 끼어 오도 가도 못하는 이른바 ‘넛크래킹(Nut Cracking)’ 상태다.

이처럼 국내 산업이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 가운데 정책 추진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컨트롤 타워를 확립하고, 국가 차원의 신성장 동력 육성 전략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용창출도 약화됐다. 공산품 부문 취업유발계수는 2000년 10억원당 20.3명에서 2012년에는 8.5명으로 급감했고, 서비스업도 30.7명에서 18.0명으로 대폭 줄었다.

◇각종 지표 하락…제도 마저 ‘후진적’=국내 경제는 주요 산업군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때문에 이들 산업이 위기를 맞으면 경제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될 우려가 크지만 신성장 동력 발굴 작업은 지연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10대 산업에 대한 수출의존도는 1980년 55.9%에서 2014년 86.3%로 높아졌다. 그런데 30대 수출품목 중 1990년에는 15개 품목이 바뀌었지만 2010년 이후에는 고작 3개에 불과했다. 신성장 품목을 발굴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과학기술 경쟁력도 문제다. 연구개발(R&D) 투자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GDP 대비 4.15%)이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미국과 4.4년, 일본과 1.6년의 기술 격차를 보인 반면 중국에는 1.4년으로 쫓기고 있는 상황이다. 전자·정보·통신 분야는 중국과 고작 반년 차이다.

수출 경쟁력도 약화됐다. 우리나라의 세계 수출 시장점유율이 2010년 이후 3%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이 2010년 15.3%에서 2013년 2.1%로 급락했으며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5.3%에서 4.1%로 둔화되는 등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악화된 상태다.

 
여기에 더해 후진적인 제도도 한 몫 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를테면 전체 144개국 중 정부규제 부담 96위, 법체계 효율성 113위, 정책결정 투명성 133위, 노사협력 132위 등 제도 마저 뒷받침해 주지 못하고 있는 꼴이다.

<자료=현대경제연구원>

◇내수형 中企 육성·역차별 개선 등 과제=보고서는 산업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 지원 강화를 비롯해 ▲제조와 서비스의 융합화 ▲규제 완화 ▲의료·관광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육성 등이 시급하다고 했다.

 
제조업 등 기존 산업의 경우 정부의 구조조정 지원을 통해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보고서는 내수형 중소기업을 길러냄으로써 대외적인 리스크에도 흔들림이 없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산업 전략과 과학기술 전략의 연계를 강화하고 대학 및 공공부문의 산업기술 기여도 확대, 중소기업 혁신 능력 제고 등을 통해 국가 혁신시스템 전반에 걸쳐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부형 이사는 “국내 투자환경의 획기적인 개선을 통해 산업 공동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며 “아울러 규제의 합리화, 세제의 투자 및 노동 유인 효과 제고, 국내 기업과 외국인 투자 기업 간 역차별 개선, 노사정 협력 강화 등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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