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또 베트남과 뉴질랜드와의 FTA 비준동의안도 처리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현재 미국, 유럽연합(EU), 아세안(ASEAN), 호주, 캐나다 등 11개 경제권과 FTA가 발효된 상태다. 여기에 이들 세 나라까지 합하면 국가 기준으로는 53개국과 FTA를 맺게 됐다. FTA 시장을 경제영토로 환산한다면, 지구촌 면적의 75%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의 국토면적은 109위이지만 경제영토로만 따진다면 세계 3위 수준이다. 따라서 지구촌 곳곳에서 우리 시장과 똑같이 관세없이 활동할 수 있게 된다.

FTA 발효국가 현황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우리나라의 FTA 첫 파트너는 남미의 칠레다. 2004년 FTA가 발효된 지 11년이 흐른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적극적인 ‘FTA 국가’가 됐다. 논란이 컸던 한미FTA는 진통 끝에 2012년 발효됐다. 당시 정부는 한미FTA로 인해 10년간 GDP의 5.7%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예상했던 것만큼 한국경제가 성장하지 못했다. 올해 한국경제에 대한 IMF의 GDP성장률 전망치는 2.7%에 불과하다. 마찬가지로 한중FTA가 체결됐지만, 중국 업체의 거센 도전 속에 직면한 지금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나온다.

국내 중소기업계는 “내수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게 13억 시장이라는 새로운 판로가 생겼다”며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한켠에서는 중국과 우리나라의 기술격차가 1.4년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의 제조업이 되레 붕괴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내보인다. 경제학에서 ‘위기 전염 이론’이 있다. FTA로 인해 무역국경이 사라지면서 호황보다는 불황이 빠르게 전파된다는 이론이다. 자본이동이 자유로워지면서 리스크가 높아진다는 것인데, 지난 20년간 경험한 세 차례의 세계경제 위기를 볼 때 그냥 나온 이론은 아니다. 프란체스코 교황이 FTA를 일컬어 ‘새로운 식민주의’라고 일갈한 바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 한국경제의 앞날이 무척 조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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