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약품 제조 벤처기업인 A사는 한해 매출액이 200억원에 달했다. 신제품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매출도 오르는 등 직원수를 100명에서 150명 규모로 키워나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존 직원과 신규 직원들 사이에 미묘한 갈등이 생겼다. 게다가 약품원료가 뒤바뀌는 사례가 잦아지는 등 품질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시장에서도 신뢰가 급격히 떨어졌다. A사는 지난 2~3년간 심각한 ‘성장통’을 앓았다.

# B사의 경우는 매출액 기준 100억~200억원 정도까지는 대표 및 내부 역량만으로도 별 무리없이 순탄하게 달성했다. 300억원 규모로 성장하면서 인사, 원가, 구매 등에 관한 시스템을 미처 갖추지 못해 여러 문제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개발계획서에 의존하기 보다는 경험을 믿고 임기응변으로 대응해 왔던 것이다. 이 회사도 소규모에서의 행동방식에 익숙해져 변화하지 못한 것이 ‘성장통’을 앓게 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벤처기업의 성장단계별 성장통 분석

<자료=중소기업연구원>

기업 성장통의 징후들

<자료=중소기업연구원>

이처럼 벤처기업이 고속성장하는 과정에서 성장통을 앓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소기업연구원은 ‘벤처기업, 지속성장하려면 성장통 관리하라’는 보고서에서 “벤처기업이 창업기, 초기성장기를 지나 고도성장기에 오르면서 성장통을 가장 크게 겪고 있다”고 3일 밝혔다.

 
벤처기업의 성장단계별 성장통 징후를 분석한 결과 창업기(25.95), 초기성장기(26.37)를 지나면서 고도성장기(26.61)와 성숙기(26.58)때 가장 높게 나타났다.

창업 3년후 기업 생존율

<자료=중소기업연구원>

 
중소기업연구원 이미순 연구위원은 “기업규모와 성장에 걸맞는 관리시스템을 갖추지 못하면 성장통 노출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면서 “기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성장통 극복에 최소 2~5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창업기업의 생존 기간

<자료=중소기업연구원>

 
보고서는 기업성장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징후들을 살펴본 결과, 소멸된 기업이 실패하기 전에는 5년 가량 연평균 성장률이 30%를 넘었다. 고속성장이 오히려 기업 성공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연구위원은 “벤처기업은 기술집약형 기업으로서 관리역량이 상대적으로 미흡하고 빠른 성장으로 인해 많은 문제점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고 희석될 수 있다”며 “기업이 성장하는 동안 관리시스템도 더불어 확충하지 않으면 성장통은 물론 기업 실패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성장통을 예방하기 위해 ▲리더의 역할 변화 ▲목표설정 및 사전계획 ▲‘Face to Face’가 아닌 시스템에 의한 운영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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