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문 여는 가동보

영산강 승촌보가 지난해 집중호우 때 수문 4곳을 모두 개방한 모습.<사진=뉴시스>

보(洑)는 농업용수나 생활용수를 얻기 위해 하천을 둑으로 막아 상류에 일정 수준의 수량이 저수되도록 만든 구조물이다. 이는 다시 고정보(固定洑)와 가동보(可動洑)로 나뉜다.

고정보는 말 그대로 수문을 따로 두지 않고 수량이 많으면 물이 보를 넘쳐흐르도록 한 것이고, 가동보는 댐처럼 수문을 달아 이를 열고 닫아 수위를 조절하도록 만든 것이다. 외견상 댐과 유사해 4대강 개발 등으로 유명세를 탔다.

‘가동보 커넥션’은 가동보 건설 수주를 놓고 업체·브로커·공무원 간에 뇌물로 연결된 고리를 두고 한 언론매체가 붙인 이름이다. 여기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전북도청 공무원은 지난 1월, 뇌물을 건넨 업체 임원은 지난 10일 각각 자살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12월 전라북도 남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경찰은 브로커 A씨를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됐다. 남원시장과의 친분을 이용해 남원시 발주 가동보 공사 수의계약을 도와주겠다며 돈을 받은 혐의다.

올 1월 경찰은 해당 가동보를 설치한 B업체를 압수수색해, 2012년 전북도청이 발주한 임실군 후곡천 가동보 설치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 낸 것을 알게 됐다. B업체 관계자가 도청 간부 C씨에게 뇌물을 줬다는 진술을 확보해 c씨의 연루를 확인했다. C씨는 조사를 앞둔 1월 자살했다.

경찰은 B업체에 대한 수사를 계속해 “또 다른 브로커 D씨로부터 가동보 수의계약을 위해 강완묵 전 임실군수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한편 수사가 계속되던 10일 B업체의 전북지역 영업을 담당하던 임원 E씨가 경찰조사를 앞두고 목숨을 끊었다.

경찰에 의하면 B사는 전북에서만 10건의 가동보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낸 것으로 알려져, 자칫 가동보 문제가 지역 업체와 자치단체에 ‘뇌관’으로 작용할 개연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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