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장애인 고용 촉진 및 직업재활법 시행령’에 따르면 상시근로자 100명 이상인 공공부문과 민간기업은 장애인을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한다. 공공부문은 3%, 민간기업은 2.7%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은 적극적인 장애인고용 대신 벌금을 내는 쪽을 택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장애인 의무고용을 지키지 않은 사업장은 모두 7771개로, 이들이 납부해야 할 고용부담금은 4241억6700만원에 이른다. 2013년 3187억7700만원, 2014년 3419억5800만원으로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아 내야 하는 고용부담금은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국내 30대기업 가운데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은 기업은 28곳에 달했으며, 이를 지키지 않아 삼성전자의 경우 2012년 63억5000만원, 2013년 67억7000만원, 2014년에는 80억원을 납부했다. 올해도 7190명의 장애인을 고용해야 하나 5032명만을 고용해 185억원이 넘는다.

공공부문도 마찬가지다. 30대 공기업에 포함되는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도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아 각각 8221만원과, 6564만원의 고용부담금을 냈다. 또 서울시 11개 교육지원청 중에서 법정 장애인 근로자 의무고용률을 충족한 교육지원청은 한 곳도 없었다. 가장 높은 장애인 근로자 고용률을 보인 곳은 동작·관악교육지원청이었으나 교육직공무원 1250명 가운데 2.64%인 33명만을 채용했다. 민간기업이 지키지 않아 지불하는 금액도 놀랍지만,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공공부문까지 장애인 고용을 외면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장애인을 채용하느니 벌금을 내고 말겠다’는 기업들의 태도는 사회적 책임의식이 얼마나 결여돼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장애인 수는 총 249만4460명이며, 이 가운데 89%는 사고와 질환 등으로 인한 후천적 장애인이다. 누구나 장애인이 될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내년부터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은 사업주는 장애인 1명당 최소 75만7000원의 부담금을 내야한다. 고용보다는 돈으로 해결하려는 기업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묘안이 이제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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