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이나 기업이 위기에 놓였을 경우 고객의 예금이나 채무자의 채권 등으로 손실을 책임지게 하는 ‘베일인’ 제도 도입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자료=비자트>

  
지난 2010년 서울에서 열린 G20정상회의에서 금융권의 회생정리계획(RRP)을 논의하는 과정에 이 베일인 제도가 의제로 상정된 바 있다. 이때 우리나라는 G20 산하기구인 금융안정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금융위원회 등 정부당국은 이르면 내년 중에 ‘금융산업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해 베일인 제도를 추진할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다면 베일인은 무엇이며, 왜 논란이 일까. 우선 베일(Bail)은 범죄피의자가 재판을 받기전 까지 일정기간 풀려나는 보석(保釋)이란 뜻이다. 이때 보석석방을 ‘베일아웃’(Bail out)이라고 한다. 또 전투기 조종사가 비행기 결함이나 격추를 당했을 때 비상 탈출을 하는 것도 베일아웃이라고 한다.

이처럼 베일아웃 제도는 ‘국가나 다른 회사 등의 자금을 빌려 구제를 받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테면 우리나라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정부가 기업을 살리기 위해 공적자금을 투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사실상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을 사기업에 쏟아붓는 것 자체도 문제이지만, 공적자금(베일아웃)의 회수율이 60%대에 불과해 기업의 도덕적 해이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이 때문에 금융권 안팎에서는 고객과 채권자가 책임을 지는 베일인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베일인은 베일아웃의 반대말로써, 금융기관이나 기업이 위기에 놓였을 경우 고객의 예금이나 채무자의 채권 등으로 손실을 책임지게 하는 ‘채권자 손실부담제도’다. 한마디로, 공적자금 등 별도의 구제 금융 조달없이 스스로 해결하라는 뜻이다.

실제로 키프로스라는 나라에선 베일인 10%를 적용했으며, 그리스도 30%의 베일인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30%라면 1억원을 예금했는데, 은행이 파산할 경우 7000만원 밖에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도 베일인이 도입되면 고객이 10~30% 정도 손해볼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G20의 권고에 따라 회생정리계획(RRP)을 따를 예정인데, 여기서 베일인 제도가 핵심 사항이다. 이제 은행에 맡겨놓은 돈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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