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과 일반기계,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수출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 반면 전자제품과 조선, 디스플레이, 철강 분야의 수출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열린 ‘2016년 세계경제전망’ 세미나에서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 문병기 연구원은 “내년에는 올해에 비해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성장률이 소폭 상승하고, 저유가가 유지됨에 따라 한국의 수출과 수입은 올해에 비해 증가할 것이며 그에 따라 어렵지 않게 무역규모 1조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濠 노후설비 폐쇄, 美 정유사 파업 여파…수출 증가

<자료=‘2016년 세계경제전망 세미나’ 자료집>

문 연구원은 “올해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은 저유가로 인해 수출단가가 떨어져 수출금액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석유제품은 전년대비 34% 감소해 335억달러에 머물렀으며, 석유화학제품은 21.1% 감소한 381억달러 수준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올해 호주의 노후된 설비폐쇄, 미국 정유사 파업, 대만의 정유공장 가동차질 등의 여파로 내년에 이 지역으로의 경유 및 항공유의 수출물량이 10% 가량 증가할 것이라 예측했다. 다만 저유가 유지로 인해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이고, 중국의 지속적인 정제능력이 확대되면서 석유제품의 수출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기계의 경우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는 엔저, 유럽과 중국의 경기침체, 미국의 기계류 수요 둔화에 따라 수출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특히 엔저로 일본업체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해외시장에서 국내기업의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중국의 성장속도 둔화와 중국산 일반기계의 경쟁력 상승으로 인해 한국제품의 수요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내년에는 세계경기가 소폭이나마 회복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수출비중이 높은 원동기와 펌프, 기계요소, 금형, 냉동공조 등의 수출이 호전될 것이라고 문 연구원은 분석했다.

무선통신기기와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수출도 각각 2.1%와 1%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무선통신기기의 경우 올해 애플 및 후발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스마트폰 수출이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브라질, 인도, 베트남 등 해외거점으로 부품 수출이 증가, 전년대비 12.2%의 성장률을 보였다. 내년 역시 무선통신부품 수출은 증가할 전망이다. 국가별로는 생산거점인 중국과 베트남, 프리미엄 시장인 미국으로의 수출은 증가하지만 일본과 EU는 경쟁심화와 교체수요 둔화로 제약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16년 품목별 수출 전망 요약

단위:억달러<자료=‘2015년 수출입 평가 및 2016년 전망’ 보고서>

저유가 지속으로 해양자원개발 수요 감소…조선 침체

이와달리 조선의 경우 올해와 비교해 수출이 2.6%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문 연구원은 “세계경기 회복세가 지연되면서 세계교역이 줄고 조선 수요도 침체됐으며, 저유가의 지속으로 해양자원개발 수요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면 고부가가치의 석유, 가스 등 해양자원을 발굴하거나 시추·생산하는 해양플랜트 사업이 지연 혹은 취소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디스플레이도 수출전망이 밝지 않다. 올해 중국의 공급과잉에 따른 LCD가격 하락 등으로 전년대비 5.7% 감소했다. 내년에도 중국의 공급과잉은 지속될 것으로 보여 LCD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따라서 고부가가치 라인으로 전환하거나 가동률을 조정하고, 타산업과의 융복합을 통해 신시장을 창출하는 등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전은 수출부진이 심각할 것으로 예측됐다. TV의 경우 초고화질 UHD와 OLED 등 프리미엄 모델을 중심으로 물량자체는 증가하고 있으나, 판매단가의 하락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생산이 늘고 있다. 대형가전의 경우에도 싱글족 증가와 현지 맞춤형 가전판매로 시장 자체는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업체의 경우 주요 가전은 해외생산에 의존하고 있어 수출금액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문 연구원은 “중국 경제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소재나 부품 등을 고부가가치화하고 소비재 산업을 육성해야 수출이 살아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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