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원은 “올해 금융개혁에 대한 뉴스는 풍부했지만 실질적인 개혁보다는 보여주기식 개선만 무성한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사진은 금융기관이 밀집해 있는 여의도. 기사의 특정내용과 무관.

금융소비자원은 16일 올 한해 금융소비자 10대 뉴스를 선정하면서 “금융개혁에 대한 뉴스는 풍부했지만 실질적인 개혁보다는 보여주기식 개선만 무성한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핵심 벗어난 ‘가계부채’ 대책=올해 금융당국이 내놓은 가계부채 대책은 실질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가계부채 규모가 1000조원을 넘어서면서 국내외적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가계부채 대책은 핵심이라 할 수 있는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에 대한 대책과 대출 증가요인별 대책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최근 금융당국이 내놓은 ‘주택담보대출 심사 가이드라인’에서도 저소득층과 같은 계층별 대책 없이 고정금리 대출을 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하는 것 등에 그쳐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 불법행위로 선량한 투자자 피해=금소원은 주가조작, ELS 조작, 채권가격 조작, 펀드 불완전판매 등 자본시장의 구조적이고 광범위한 범죄행위가 일반화됐다고 평했다. 최근 증권자산업계의 불법행위가 만연한 상황에서도 관련자들의 처벌과 피해구제가 없다보니 범죄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국내 금융경쟁력 수준이 낙후되고 선량한 투자자들만 낭패를 보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출범=한국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라는 두개의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가 나면서 인터넷 전문은행 시대가 열렸다. 인터넷 전문은행이라는 새로운 사업모델이 기존 은행권에 경각심을 주어 금융산업 경쟁력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계좌이동제’ 계좌이동 권리 소비자에게로=계좌이동 권리가 은행에서 소비자로 이동했다는 점에서 ‘계좌이동제’는 의미있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금융소비자는 계좌이동제를 활용해 금융상품의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구성하고 자신에게 맞는 금융사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여러 금융기관의 계좌 통합조회 및 관련 서비스가 가능할 수 있도록 제도들이 개선돼야 한다고 했다.

◇국민에게 폐가 되는 금융공기업=금소원은 산업은행이 뿌리깊은 낙하산 인사와 무능한 경영의 결과로 국민에게 큰 부담을 주는 기관이 됐다고 꼬집었다. 금소원은 “최근 산업은행의 경영실태를 분석한 결과 지방근무자에게 1인당 평균 아파트 25평 이상 보증금 1억1300만원을 지원하고 해외 유학자는 1억4000만원, 해외 근무자는 1억2000만원을 지급하는 등 방만 경영을 해오고 있다”고 했다.

◇퍼주기 식 ‘안심전환대출’=안심전환대출이 흥행에는 성공했다지만 결국 정부가 비교적 능력있는 대출자에게 저리의 돈을 퍼주기한 것으로 볼수 있다는 평가다. 이는 금융당국의 무리한 고정금리대출 전환대책으로 시기와 대상, 방법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 소비자 보호 빠져=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은 보험상품과 가격에 대한 사전규제를 폐지하고 사후 감독을 강화해 소비자 편익이 제고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소비자 보호대책이 빠져 있어 보험료 인상으로 인한 소비자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했다.

◇실속없는 ‘복합점포’ 밀어붙이기=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추진한 ‘복합점포’ 정책은 은행 점포에 보험사가 입점하는 제도다. 하지만 국회와 시장의 반대로 금융지주사별로 2년간 시범운영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이는 “금융시장과 금융소비자에게 시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임 위원장의 개인의사가 반영된 제도였다”고 평했다.

◇온라인보험 슈퍼마켓 ‘시기상조’=온라인펀드마켓, 인터넷전문은행 등 온라인, 모바일 중심의 금융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도입된 온라인보험 슈퍼마켓은 복잡하고 다양한 국내외 보험들을 취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금소원은 정부가 나서서 민영 보험사 상품을 슈퍼마켓으로 운영하는 것도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비상식적인 ‘메르스 보험’의 실패=외국인 관광객이 국내 체류기간 메르스에 감염되면 치료비와 여행경비 등을 지급한다는 3개월짜리 ‘메르스 안심보험’은 예견된 실패라고 평가됐다. 시행전 실패가 예상됐음에도 비상식적인 방법으로 출시됐고 이후 결과 또한 당초 예상대로 해당 보험을 적용한 국내 외국관광객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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