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올 한해 정부의 경제정책이 부동산 경기부양 등으로 대표되는 확장적 재정정책이었다면, 내년도에 정부는 규제를 완화하는 쪽으로 거시경제 정책방향을 틀었다. 대표적으로 전국 14개 시·도에 ‘규제 프리(free)존’을 도입해, 지방자치단체별로 각 2개씩 전략산업을 선택하고 정부는 관련 규제를 풀어주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6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2016년 경제정책 방향’을 확정했다.

◇수도권 규제 완화 신호탄=정부는 수도권을 제외한 광역자치단체에 산업 관련 규제를 풀어주는 규제프리존을 설치키로 했다. 이를 위해 전국 14개 시·도별로 각 2개씩 지역별 특화산업을 선정, 그 지역을 대표하는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방안이다.

 
아울러 규제프리존에서 수행되는 지역전략산업에 대해서는 재정과 세제, 금융, 인력 등 다양한 혜택들을 패키지로 집중 지원키로 했다. 규제프리존 지정과 운영 등 관련 특별법을 내년 6월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는 결국 중앙정부 차원의 재정지원보다는 규제 완화를 통해 지자체가 스스로 민간투자를 유치하고 개발전략을 수립하라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수도권 규제 정책으로 묶여있던 경기도 동북부 일대를 관련 규제에서 풀어주는 방안도 포함됐다.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경기 동북부 접경지역은 수도권 범위에서 제외하고 낙후지역내 산업단지와 공장건축 면적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정부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과 농업진흥지역 등을 대거 해제해 이 자리에 기업형 임대주택 5만호를 건설하기로 했다.

시·도별 지역전략산업 선정

<자료=기획재정부>

◇시장영향 최소화 구조조정=철강과 해운, 조선 등 주요 기간산업의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주력산업 구조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정부는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기업구조조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산업은행은 구조조정 추진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유동성 곤란을 겪는 기업에 대해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지원한도는 중소기업의 경우 현행 30억원에서 50억원으로 확대했다. 또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협력업체 가운데 일시적 애로기업에 대해선 신용보증기금을 통한 보증지원을 실시할 계획이다.

중소·벤처 기업의 사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정부는 기술혁신형 인수합병(M&A) 대상을 현행 중소·벤처·이노비즈 기업에서 신기술인증기업·혁신형 제약기업 등 각 부처 기술인증기업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또 중견·중소기업간 M&A시 피인수 기업의 중소기업 졸업을 3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고부가가치 중심 신산업전략=정부는 19대 미래성장산업을 중심으로 정책금융을 48조원에서 2조원 늘린 50조원으로 확대했다. 여기에 신성장동력산업의 원천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 세액공제 대상을 현행 11개 분야 63개 기술에서 확대키로 했다.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산업분야는 초기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R&D·디자인 등 고부가가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지원방안을 내년 6월중 마련키로 했다.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를 위해 대기업 등 관련 기업간 협의체를 운영토록 했으며, 드론·전기자전거·전동휠 등 개인용 이동수단에 대한 시험생산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해외진출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에 입지를 제공하기 위해 LH 등을 통해 해외 산업단지 개발을 추진키로 했다. 또 뉴욕(미국)·베이징(중국)·호치민(베트남) 등에 ‘코리아비즈니스센터’를 조성한다.

◇대중국 시장 진출 지원 확대=한·중FTA 체결로 대중국 무역거래가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부는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적극 돕기로 했다.

 
무역보험공사는 수출금융 지원규모를 20조원으로 확대하고, 수출입은행은 중동(6억달러), 중남미(5억달러), 아시아(4억달러), 아프리카(2억달러) 등 신흥시장을 대상으로 한 전대금융을 확충키로 했다. 또 글로벌 시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화장품·식료품·유아용품·패션·의류 등 5대 유망 소비재품목에 대해 집중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한·중FTA를 활용한 중국 내수시장 진출 지원이 확대된다. 무역협회 내 차이나데스크를 확대 개편하는 한편 중국기업과 인수합병(M&A), 생산기지·유통망 구축 등 현지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4조원 규모의 중국시장 진출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내년 6월께 베이징에 글로벌혁신센터를 설치할 예정이다. 새만금을 한·중FTA의 수출전진기지로 조성, 1조원 규모의 외국인투자를 유치한다는 계획도 아울러 세워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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