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산업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식을 고집하지 말고 다양한 판매방법으로 활로를 뚫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예를들어 책 유통경로를 서점 뿐 아니라 ‘가격파괴’ 매장인 다이소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판매방식을 다양화하자는 제안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최근 개최한 ‘2015 출판산업 컨퍼런스’에서 장은수 민음사 고문은 최근 출판사 위기와 관련 “기존의 방식대로 운영하는 출판사의 경우 위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출판사업체 매출규모

출판사업체 종사자 수 규모

2014년 기준<자료=2015 출판산업 실태조사>

실제 (주)메이븐스퀘어가 조사한 ‘2015년 출판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출판산업 매출규모는 4조2306억원으로 2013년 대비 약 2.1%가 감소했다. 또 출판산업 종사자 수도 같은 기간 2만9579명으로 이 역시 2013년 기준 약 3.1% 낮아졌다.

장 고문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KPIPA) ‘2014년말 출판사 동향’에 따르면 출판사 수는 4만6982곳인데 서점 수는 1500개 이하로 줄었다”며 “이는 책을 출판하더라도 독자에게 알리기 힘들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의 ‘다이소 출판사’는 다이소에서 책을 팔기위해 가격을 2000원이하로 유지하며 일본에서 1년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며 “한국의 출판사도 서점에서만 판매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장소에서 책을 판매하고, ‘가격파괴’에 가까운 상품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올해 높은 판매량을 보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저자인 ‘채사장(필명)’이 원고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출판사에 보내지 않다가 팟캐스트와 같은 채널에서 성공을 거둔 뒤 책을 출간한 경우를 언급하면서, 새로운 마케팅 전개가 필요하다고 했다.

장 고문은 “기존의 출판사가 ‘원고-투고-책을 위한 마케팅(팟캐스트 포함)’으로 마케팅을 진행했다면, 채사장의 경우 ‘팟캐스트-독자들의 수요가 생김-책을 생산’ 순으로 진행해 성공할 수 있었다”며 “출판사도 채사장의 성공사례를 참조해 책을 내기 전 수요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주훈 스토리웍스 대표도 컨퍼런스에서 “일반적으로 책 출판 이후 마케팅 기간은 4주에 불과하다. 마케팅 기간이 끝날 때까지 책이 알려지지 않으면 다시 그 책이 살아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책 마케팅 기간을 늘리기 위해선 책의 기획단계부터 고객들이 책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화, 드라마와 결합…해외시장에서 기회 찾자

영화, 드라마 등의 콘텐츠와 결합한 마케팅을 통해 해외시장 특히 중국시장을 공략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교보문고 이비즈니스본부 이은호 박사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소개된 이후 2014년 1~12월 국외 판매도서 3위(교보문고 기준)에 올랐던 에드워드 톨레인의 ‘신기한 여행’은 중국 도서 판매사이트 당당왕(当当网)에서도 국외 아동서 40위, 일반아동서 123위에 올랐다”고 소개했다.

이 박사는 “중국에서 인터넷을 통한 해외방송 콘텐츠 유통방식이 지난 4월 ‘선 심사, 후 방영’으로 방침이 변경됨에 따라 중국에서 한국 영화, 드라마가 예전보다 진출하기 어렵게 됐지만 영화, 드라마의 기획단계에 출판업계도 참여해 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박사에 따르면 한해 중국에서 출간되는 도서 수는 80억권이지만 중국인의 연간 평균 독서량은 2013년 기준 4.77권이며 전 국민 독서율은 57.7%로, 한국이나 일본 등 주변국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중국 출판시장에서 아동도서의 시장규모는 100억위안에 육박하며, 매년 10%이상 성장하는 등 중국 출판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때문에 이 박사는 “아동도서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제52회 ‘볼로냐 아동도서전’에서 전 부문(픽션, 논픽션, 뉴호라이즌, 오페라프리마, 북앤시즈)에 걸쳐 한국 아동 그림책들이 선정되는 등 중국 아동도서시장을 공략할 만한 콘텐츠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박종암 르네상스 대표는 “중국시장 기회가 열렸지만, 출판시장에서는 앞으로 3년간이 기회라고 본다. 올해 ‘볼로냐 상’ 석권 등 중국에서도 한국 출판산업을 주목할 요소가 많았지만, 이런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다면 중국시장은 다른 해외작가들과 출판기업에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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