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IT자문기관 가트너는 지난해 발표한 ‘2015년 가트너 하이프 사이클 그래프’에서 개인용 3D프린팅 산업이 향후 5년에서 10년 사이 정점일 것이라 예측했다. 이전에 3D프린팅 기술이 전문가 집단에 의해 주도됐다면, 앞으로는 일반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활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홍콩의 풍비즈니스인텔리전스센터(FBIC)도 3D프린터의 대중적 보급은 향후 10년내 가능할 것이며, 2025년이 되면 전세계 가구의 약 4%가 3D프린터를 소유하게 될 것이라 내다봤다. 개인용 3D프린팅 산업이 활기를 띠면서 3D프린터로 만들어진 콘텐츠 시장 역시 전망이 밝다. 그러나 3D콘텐츠를 제품화하는 것이 마냥 쉬운 것만은 아니다.

최근 열린 ‘3D프린팅 기술과 미래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3D프린팅·캐릭터·게임디자인 전문 업체인 (주)셰에라자드웍스의 김태형 대표는 “3D콘텐츠를 성공적으로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모델링과 적합한 프린팅, 깔끔한 후가공’ 3박자가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료=‘3D 프린팅 기술과 미래 산업 전망 세미나’ 자료집>

3D콘텐츠 제품화 3가지 필수요소=모델링-프린팅-후가공

◇모델링=모델링은 특정한 형태를 가진 물체를 3D프린터로 출력하기 전 입체적으로 형상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인쇄를 통해 출력했을 때 나오는 제품에 대한 설계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모델링 작업을 통해 출력하고자 하는 디자인을 완성한 다음 3D프린터에 도면을 입력하면 실제와 똑같이 출력된다. 이 과정에서는 손을 이용할 수도 있고, 3D스캐너를 이용할 수 있다.

모델링을 할 때는 ▲활용할 수 있는 정보의 양 ▲모델링 대상이 사물인지 생물인지 ▲고객의 요구 수준 ▲보유 프린터의 해상도 ▲몰드나 복제 여부 ▲소요시간 ▲모델링 컨펌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모델링 대상이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동물이면 모델링이 힘들어 순간 스캔이 가능한 장비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고객이 아주 정밀한 수준의 콘텐츠를 원한다면 결국에는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고객이 어느 정도의 콘텐츠를 원하는지도 고려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보유 프린터의 해상도와 모델링 컨펌이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정밀한 콘텐츠를 요구할 경우 보유하고 있는 프린터가 FDM방식이라면 정밀도에 한계가 있다. 또 투명한 콘텐츠를 원한다면 레진을 주재료로 하는 SLA나 DLP방식을 활용해야 한다. 모델링 과정이 끝나면 바로 프린팅 단계로 넘어가기 때문에 고객과 충분한 의사소통을 통해 모델링 결과물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이 단계를 거치면 고객이 원하는 최적의 모델링을 얻을 수 있게 된다.

◇프린팅=모델링이 끝났으면 다음은 프린팅이다. 프린팅은 모델링한 이미지를 출력해내는 것을 말한다. 이때는 ▲주문량, 재료비 예산 ▲소요시간 ▲고객 요구수준 ▲모델링 정밀도 ▲후가공 정도 ▲프린팅 후 변형 등을 고려해야 한다.

3D프린터 방식과 장·단점 비교

정밀도나 후가공 정도를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선택해야 할 프린터의 종류가 달라진다. 정밀한 수준을 원한다면 SLS방식의 프린터가 적합하다. 또 DLP방식은 후가공이 많지 않아 시간이 촉박하고 고객이 빠른 결과물을 원할 때 사용하면 된다.

프린팅 과정에서 제작자가 한 번 더 생각해야 할 것은 프린팅 후 변형이다. 3D프린터 대부분이 원재료를 녹였다가 경화시키는 작업을 통해 출력을 하고 있어 충분한 경화시간을 거치지 않으면 출력한 콘텐츠가 변형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제작자가 직접 경험을 통해 재료별 경화시간에 대한 데이터를 따로 만들어야 한다.

◇후가공=프린팅이 끝나면 마지막으로 후가공이 남아있다. 후가공은 출력된 물건을 제품화 하기위해 다듬는 과정이다. 현재 시중에서 많이 사용되는 방식은 층을 쌓아 출력하는 방식인데 이를 통해 얻어낸 결과물은 생각처럼 완벽하지 않다. 이 작업을 잘 끝내야 비로소 콘텐츠로서 판매가 가능하게 된다. 여기에는 사포나 퍼티, 서페이서, 채색도구 등이 필요하다. 후가공에는 ▲소요시간 ▲숙련자 ▲각종 도료에 대한 반응성 ▲섬세함, 장인정신 ▲덕트 및 환기시설 ▲패키징 등을 고려해야 한다.

후가공에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 및 전문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미리 생각해야 한다.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다간 오히려 비싼 비용을 들여 장시간에 걸쳐 출력한 제품을 버려야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또 각종 도료에 대한 반응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원형의 표면을 매끄럽게 정리하고 채색시 도료의 접착력을 강화하는 서페이서의 경우,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비닐 포장을 하면 부글거리면서 화학반응을 한다. 서페이서와 비닐이 만나면 나타나는 휘발성 때문이다. 따라서 서페이서 처리를 하면 반드시 잘 말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부분은 전문가가 아니면 알 수 없다.

덕트와 환기시설도 잘 갖춰야한다. 착색도료에서 나오는 화학물질과 후가공시 나오는 먼지 때문이다. 밀폐된 공간에서 하면 안돼고 쾌적한 시설을 갖춰야 한다. 마지막으로 제품을 잘 보호하고,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패키징을 끝내면 제품이 완성된다.

김 대표는 “모델링, 프린팅, 후가공 중 어느 한 부분이라도 부족하면 제품화가 어렵다”며 “이 때문에 가능성을 지닌 프포자(3D프린팅 포기자)만 양산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개인의 경우 현실적으로 혼자 모든 과정을 완벽하게 해내기 힘들기 때문에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게 낫고, 기업의 경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기 때문에 다른 기업이나 개인 등과 협력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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