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기업의 매출증가율이 지난 2014년 -2.9%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발표한 1961년 이후 가장 낮다. 특히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매출증가율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진입하는 등 기업의 성장성이 급격하게 둔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통계 작성 이후 매출증가율 최저=LG경제연구원이 기업수명주기 측정 방법을 통해 분석, 최근 내놓은 ‘한국 기업의 역동성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국내 제조기업의 연평균 매출증가율은 1970년대 24.2%, 1980년대 10.7%, 1990년대 6.8%, 2000년대 6.1% 등으로 하락했다.

한국 제조업의 매출증가율과 자산증가율 변화

<자료=LG경제연구원>

2010~2014년에도 4.7%로 급락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직후인 2010년 매출증가율이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2012년부터 다시 급격히 추락해 2013년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진입한데 이어 2014년 –2.9%로 폭락했다. 2015년 들어서도 제조기업의 매출증가율이 1분기 -5.7%, 2분기 -6.3%, 3분기 –2.1%를 기록했다.

국내 제조기업의 자산증가율도 1970년대 연평균 17.1%, 1980년대 11.2%, 1990년대 9.2%, 2000년대 4.3% 등으로 하락했다. 2010년(8.9%)과 2011년(6.7%)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다시 낮아지기 시작해 2014년에는 2.7%로 추락했다.

◇2010년 이후 투자 위축 빨라=기업의 동맥이랄 수 있는 현금흐름 또한 상당 수준 위축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국내 제조기업이 투자활동에 지출한 현금은 평균 9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4년 이후 가장 적다.

투자 규모가 줄면서 기계·건물·토지 등 이른바 설비투자에 해당하는 유형자산에 대한 투자 규모도 감소했다. 유형자산 투자 지출규모가 2010년 115억원에서 2014년 76억원으로 줄었는데, 이 또한 외환위기와 카드사태를 겪으면서 투자가 위축됐던 1998~2003년 기간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한국 제조업의 유형자산증가율 추이

<자료=LG경제연구원>

이를 유형자산증가율로 환산하면 1970년 이후 지난 40년동안 연평균 8.7%이었던 것이 2014년 2.0%로 거의 1/4 수준으로 급감했다.

LG경제연구원 이한득 연구위원은 “앞으로 실물경기 부진이 계속 이어진다면 기업들은 외부에서 조달한 자금의 상당 부분을 투자에 지출하기보다 경영환경 악화에 대비한 예비비로 보유하려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국내 기업의 투자가 점점 보수화되는 경향을 보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기침체 속 ‘부진 악순환’ 우려=영업이익도 계속 줄고 있다. 지난 40년간 연평균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1970년대 8.1%, 1980년대 7.3%, 1990년대 7.0%, 2000년대 6.3% 등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이어 2014년엔 4.2%로 크게 줄었다.

이는 한국은행이 기업경영분석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196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국내 제조기업의 성장성·효율성·수익성 등의 실적지표들이 모두 동반하락하고 있는 셈이다.

이 연구위원은 “수요 감소→국내기업 매출 둔화→수익성 하락→투자 부진의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기업들의 자발적 구조조정과 사업재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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