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 지원되는 연구개발(R&D)비가 업력이 오래된 기업에 편중돼 있지만, 그 성과는 오히려 업력이 짧은 기업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원 배분의 ‘투입-산출’ 효과가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내놓은 ‘국가 R&D 정책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 R&D과제 수혜기업을 조사한 결과, 업력이 짧거나 기업공개를 하지 않은 창업 초기기업의 특허성과가 상대적으로 우수했다.

중소기업 지원 R&D사업 수혜기업의 업력별 지원 성과

<자료=국회예산정책처>

2008~2013년 중소기업의 R&D 지원성과를 조사했는데 국내특허 출원의 경우 업력 3년미만이 0.346건, 3~5년미만 0.282건, 5~10년미만 0.255건, 10년이상 0.274건 등으로 집계돼 업력 5년미만 업체의 성과가 높았다.

해외특허 출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업력 3년미만이 0.171건으로 가장 많았다. 3~5년미만 0.140건, 5~10년미만 0.119건, 10년이상 0.078건 등으로 오히려 업력이 오래될수록 해외특허 출원 건수가 낮았다.

R&D가 사업화로 이어진 결과를 살펴보면, 업력 3년미만의 업체가 평균 5억1480만원의 성과를 거뒀다. 그 다음으로 5~10년미만의 업체가 3억2280만원, 10년이상 업체가 3억1280만원, 3~5년미만 업체가 2억8450만원의 성과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업력이 5년미만으로 낮거나 기업공개를 하지 않은 초기기업의 성과가 두드러졌지만, R&D 지원과제 비중과 예산은 업력이 오래된 업체에 편중됐다.

업력별 중소기업 R&D지원 예산 비중

<자료=국회예산정책처>

최근 5년간 업력별 중소기업 R&D 지원과제를 살펴보면, 5년이상된 업체가 전체 지원과제의 80.2%(2만604건)를 차지했다. 5년미만된 업체는 5076건의 과제에 불과했다.

R&D 지원예산도 업력 5년이상된 업체가 전체 예산의 87.2%(4조5316억원)를 챙겼다. 반면 5년미만된 업체는 6679억원에 그쳤다.

창업초기기업에 대해 R&D지원을 할 경우 그 효과는 우수했지만,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R&D사업은 이들 기업보다 성과가 낮은 업체에 쏠려 있는 셈이다.

국회예산정책처 임길환 사업평가관은 “R&D재원이 지원성과가 낮은 기업에 편중되는 등 재원분배의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는 기업의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체계를 구축해 창업 2~3년차에 발생하는 R&D수요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평가관은 특히 “주요 R&D사업 항목과는 별개로 세부사업 내에 초기기업을 위한 별도의 재원을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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