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호텔 확충을 위한 숙박특별법 유효기간이 한해 더 연장됐다. 학교 인근에 관광호텔을 허용하는 관광진흥법 시행에 이어 관광인프라 확대를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호텔 객실은 포화상태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4일 문화체육관광부는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숙박특별법) 유효기간을 1년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이 지난 12월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호텔 건립을 계획 중인 사업체는 올해에도 숙박특별법 특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 법은 관광호텔을 건립하기 위한 각종 규제를 느슨하게 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을 뜻하는 용적률 완화다. 특별법에 따르면 관광호텔 용적률 범위는 일반주거지역에서 최대 150%, 상업지역에서 최대 500%까지 완화해준다. 각 지자체에서 조례를 통해 용적률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을 무력화 시키는 조치다.

호텔 내 주차장 설치 기준도 느슨하게 해준다. 본래 호텔을 건립할 경우 면적 134㎡당 1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으나 이를 300㎡당 1대로 완화해준다. 호텔 면적이 4만200㎡라 가정할 경우 300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해야 하나 특별법 적용에 의해 134대만 설치해도 된다는 것이다. 

호텔에 들어설 수 있는 부대시설의 범위도 넓혀준다. 외국인환자를 유치하는 의료기관과 외국인 전용 시내 면세점이 호텔에 입점할 수 있게 된다. 올해 말 특별법 시행기간이 만료돼도 이 시설은 그대로 유지된다.

특별법 연장은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양질의 관광숙박시설을 확충해 관광객 유치를 확대하고 여행만족도를 개선하기 위함이라는 것이 문체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숙박특별법 연장에 대한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호텔 내 주차장 부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으며, 용적률 완화가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에서다. 

특별법을 연장할 만큼 관광호텔이 부족한가라는 원론적인 물음도 나온다. 서울시내 관광호텔의 이용률은 2011년 80.5%로 정점을 찍은 이후 하락세다. 이는 객실 10곳 중 2곳은 비어있다는 의미다. 

4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관광지식정보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2012년 관광호텔 이용률은 78.9%, 2013년에는 74.7%로 2년 연속 하락했다. 관광호텔 이용자 증가분보다 호텔 객실 공급분이 컸던 탓이다.   

문체부 관광산업과 이홍재 주무관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호텔을 짓는 것은 치킨 집을 창업과는 다른 얘기다. 수요가 없다면 사업자들은 뛰어들지 않는다. 수백억원의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숙박특별법을 연장해달라는 민원이 다수 접수돼 연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