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탁소’란 검색으로 노출되는 각종 개인정보나 과거에 작성했던 게시글, 사진, 동영상 등을 찾아서 삭제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고인이 된 사람들이 살아있는 동안 남긴 게시물을 지워주는 ‘디지털 장의사’와 함께 쓰이고 있다.

디지털 세탁 업무를 해주는 산타크루즈캐스팅컴퍼니는 최근 문의 전화가 2배 가량 늘었다고 말한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국내 최대 음란사이트 ‘소라넷’ 편이 방영된 후부터다. 5일 산타크루즈캐스팅컴퍼니 김호진 대표는 중기이코노미에 “소라넷에 게시물을 남긴 사람들의 의뢰가 늘었다”고 했다.

디지털 세탁 금액은 게시물의 정보 확산도에 따라 금액이 결정된다. 김 대표에 따르면 일반 게시물을 삭제하는 경우 30~50만원, 동영상 유출 등은 확산성이 커 최소 300만원부터 책정된다. 

의뢰인의 절반 이상은 청소년이다. 김 대표는 “미성년자들은 전자기기를 잘 활용하지만 도덕적인 부분에는 민감하지 못하다”면서 “미성년자의 경우 정보 확산성과 상관없이 무료로 의뢰를 진행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업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 사이트에 삭제를 요청하는 방법도 있다. 정보통신망법 44조에 따르면 사용자가 권리를 침해 받았다며 게시물 삭제 요청을 하면 해당 게시물을 올린 사이트는 권리침해 여부를 판단하기까지 30일간 임의로 게시물을 차단한다. 30일 이내에 게시자가 이의 제기를 하지 않으면 해당 게시물은 삭제된다.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이 방송통신심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포털사업자가 임시조치 처리한 게시물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잊힐 권리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유럽연합에서도 ‘잊힐 권리’가 포함된 개인정보보호 규정을 입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며 한국도 잊힐 권리를 법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반발도 적지 않다. 디지털 세탁이 공인의 과거 세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해 9월 프라이버시 정책연구포럼에 참석한 유럽정보사회연구소 마틴 후소벡 연구원은 “관련 소송에서 유럽사법재판소는 정치인, 판사 등 공공적인 논의가 필요한 경우 정보 삭제권이 실행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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