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호텔 신규 건립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해주는 특별법이 1년 더 늘어났다. 법안 통과로 양질의 관광호텔이 건립돼 외국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일자리까지 창출할 수 있을 거라는 게 문체부 설명이다. 

동의하기 어렵다. 문체부 발표에 따르면 특별법 연장으로 약 1000개의 객실이 확보될 예정인데, 이를 통해 관광객을 더 유치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외국관광객들이 호텔이 부족해서 한국에 못 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호텔은 이미 포화 상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내 관광호텔 이용률은 2011년 80.5%였는데, 2013년에는 74.7%로 떨어졌다. 서울에 있는 호텔 객실 10개 중 7개만 차 있다는 의미다. 

‘양질의’ 호텔 건립도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이다. 이번 법안은 사업자가 호텔을 지을 때 기존 기준보다 주차장을 덜 만들어도 되게 하고 있다. 이는 호텔 투숙객의 불편을 가중시키는 조치지 양질의 호텔을 위한 조치와는 거리가 멀다. 호텔 안에 외국인환자를 유치하는 의료기관과 외국인 전용 시내면세점을 허용한다는 항목도 있다. 이런 부대시설이 양질의 호텔을 결정하는 기준이라 주장한다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이번 특별법 조치를 가장 반기는 건 호텔 대기투자자다. 용적률 완화에 주차장 설치기준 완화, 공유재산 대부료율 인하 등 여러 분야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추가 수입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문체부 발표에 따르면 특별법 적용을 기다리는 대기투자자는 16개 업체다. 소수 업체들을 위한 법이라는 비판이 나올 것을 걱정했는지 문체부는 보도자료에 이들이 주로 중소업체라는 사족을 달았다. 기자가 문체부 담당자에게 업체명을 물었더니 “개인사업자도 있고 법인은 거의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회사들”이라는 답만 돌아왔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을 위한 법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그다지 설득력을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