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컨설팅업체인 (주)메이븐스퀘어가 조사한 ‘2015년 출판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국내 출판산업 매출규모는 4조2306억원이며, 2013년 대비 약 2.1%가 감소했다. 출판산업 종사자 수도 같은 기간 2만9579명으로 집계돼 2013년과 비교해 약 3.1%가 줄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KPIPA) ‘2014년말 출판사 동향’에 따르면 출판사 수는 4만6982곳에 달하지만, 이들의 책을 소개해줄 서점 수는 1500개 이하에 불과하다.

출판사 ‘르네상스’ 박종암 대표는 “앞으로 3년 동안 중국 출판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녹록지 않은 국내 출판시장에서 한국 그림책 작가들의 작품을 꾸준히 중국에 소개하며 활로를 개척하고 있는 출판사 ‘르네상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사 박종암 대표는 중국 출판시장에 한국 출판사가 서둘러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한국 출판시장은 포화 상태다.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국 출판사들은 치열한 경쟁을 해왔고, 출판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중국에서 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크고 제도개선된 중국…앞으로 3년간 진출 기회

“한국의 아동 출판시장 규모를 300만명 정도로 잡는데, 중국은 한 성에만 400만명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때문에 박 대표는 “중국시장에서의 국내 학습만화와 그림책 판매량은 이미 국내시장에서의 그것을 넘어섰다”며 “한국에서 한 때 유행한 ‘마법 천자문’의 경우 국내 경기상황이 안 좋아지자 판매량이 급감했지만 중국에서는 꾸준한 판매량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말 ‘2015 출판사업 콘퍼런스’에서 교보문고 콘텐츠사업단 이은호 박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출판시장에서 아동도서 시장규모는 100억위안에 육박하며 매년 10%정도의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으로 예측되기도 했다.

출판사 ‘르네상스’에서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책들

중국 출판시장이 투명해 졌다는 점도 기회다. 박 대표에 따르면 제작부수를 표시하고 판매부수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출판사가 정당하게 인세를 받을 수 있게 됐고, 특히 저작권을 침해한 ‘해적’판을 생산·유통시킨 경우 높은 형량이 부과돼 해외 출판사의 불이익이 줄어들었다. 이를 통해 중국 출판시장이 과도기는 지났다고 판단되지만, 아직 성인물이나 중국체제를 비판하는 경우 판매가 제한될 수 있다고 박 대표는 덧붙였다.

그래서 박 대표는 “앞으로 3년안에 중국 출판시장에서 한국 저작물이나 콘텐츠가 뚜렷한 색깔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중국이 만든 자체 콘텐츠나 해외의 다른 저작물들에 의해 시장이 닫힐 수 있다”고 경고한다.

‘책을 어떻게 하면 더 알릴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편으로 박 대표는 중국의 자본력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나타냈다. 국내 제작사가 만든 애니메이션 ‘빼꼼’이 지난해 중국 장난감업체인 알파그룹에 700만달러(82억원)에 매각되는 등 사업분야가 다르지만 한국 출판사 역시 중국 출판시장에서 활동하면서 중국자본에 팔려갈 수 있다는 우려다.

출판사 ‘르네상스’에서 출간하고 있는 책들. ‘볼로냐 라가치상’을 받은 백희나 작가의 작품도 보인다.

이와함께 박 대표는 현 국내 출판업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의 방식 외 다양한 방법으로 책을 알릴 방법을 강구하자고 제안했다.

“작가가 순수하게 작품을 위해 고민한다면, 출판사는 그 작품을 ‘책의 형태 아니면 영화나 애니메이션으로 판매할 것인지, 어느 나라에 수출할 것인지 등을 고민해야 합니다. 출판시장이 어렵다고 하지만 책을 어떻게 하면 더 알릴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다면 이 또한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박 대표는 한국의 출판사가 미국의 만화책 출판사 ‘마블 코믹스(Marvel Comics)’처럼 책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원작을 유통시킬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과 함께 다양한 형태로 독자들과 만나지 못하면 국내 출판사가 안고 있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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