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의 한 중소 어묵제조업체에서 8명을 공개채용하는데 1283명이 지원, 160대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내로라하는 대기업의 공채경쟁률에 버금간다. 인력부족을 호소하는 대부분의 중소기업과 대비돼 화제가 됐다. 중소기업중앙회의 한 조사에 따르면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청년층이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는 비율은 80.4%였으며, 업종별로는 제조업의 기피비율이 85.3%로 가장 높았다.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는 이유는 낮은 임금, 중소기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 부족한 복리후생, 성장비전 부재 등이 꼽혔다. 정부에서는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구조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03년 ‘중소기업인력지원 특별법’을 제정하고, 2005년부터 중소기업 인력지원 기본계획을 5년 단위로 수립해 매년 세부적인 시행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그 시행계획을 들여다 보면, 중소기업 인력난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세부방안이라기 보다는 이것저것 시류에 끼워맞춘 정책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예를들어 취약계층 지원 중점사업이 포함돼 있는데 중소기업 인력지원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적어 보인다. 2014년 시행사업을 보면 100개의 수록 사업 중 10개가 취약계층을 위한 사업이다.오히려 중소기업 근로자가 취약계층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고용을 창출한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세제혜택을 주는 것 역시 인력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지원금 얼마 때문에 없어도 될 자리를 만들 사업체가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정부는 구직자들이 왜 중소기업 취업을 외면하는지 그 이유를 다시 들여다 봐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과 사회적 편견 때문이다. 구조적 문제로 인식했다면 시일이 걸릴지언정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시장불균형과 거래불공정 해소가 먼저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동반성장기반을 구축하는 상생정책이 확대돼 양극화가 해결돼야 한다는 얘기다. 아울러 중소기업청과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등 각 관련 부처에 분산돼 있는 인력지원 정책을 하나로 통합해 세부적인 시행계획 효율성도 높여야 한다. 세세한 단기적 지원에 앞서, 중소기업 위주의 장기적 경제정책이 인력난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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