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통합전산센터 입찰비리로 공공정보화 사업 발주의 투명성이 의심받고 있는 가운데, 조달청이 비리 예방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내놨다.

조달청은 14일 평가위원단 소수정예화와 평가위원 공무원 의제(擬制) 추진 등을 골자로 공공정보화 사업 평가체제를 전면 재구축한다고 밝혔다.

먼저 평가위원 풀은 새 판을 짠다. 현재 공공정보화 사업의 평가위원은 ‘자율 신청에 이은 무작위 선정’ 방식이다. 일정한 자격을 가졌다고 생각되는 전문가가 평가위원 위촉 신청을 하면, 내부심사를 거쳐 통과한 사람에 한해 평가위원 풀로 등록시키는 개념이다. 평가위원의 전문성, 정부의 관리 등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었다.

조달청은 평가위원 풀을 전문성을 갖춘 50명 내외로 소수정예화하겠다고 밝혔다. 평가위원 명단, 평가과정, 평가결과도 공개한다. 대학교수 일변도의 평가위원 풀을 공공·민간의 정보화 전문가까지 다양화한다. 조달청에 따르면 평가위원의 87%가 대학교수다. 평가위원 신청과정에서 소속기관장의 추천을 거치도록 해 신청자격도 강화할 방침이다.

평가 과정에서 비리를 저지르면 강력한 처벌이 가능하도록 평가위원에 대한 공무원 의제도 추진할 계획이다. 대학교수 등 민간인임에도 평가위원 활동과 관련한 비리 문제로 법률에서 다룰 때는 공무원에 준해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조달 턴키 계약과 관련한 평가위원은 공무원 의제로 처리하도록 건설기술관리법에 규정돼 있다.

‘e-발주지원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발주기관의 제안요청서와 업체별 제안내용 비교평가가 수월해지고 평가의 객관성 검증도 쉬워질 전망이다. 제안요청서 및 제안서 작성·제출·평가 등 정보화사업 발주 전단계를 온라인으로 처리하는 이 시스템은 올해 중 구축이 완료될 예정이다.

한편 이에앞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정부통합전산센터의 용역사업 수주를 위해 뇌물을 준 혐의로 IT업체 대표 등 업체 관계자 15명을 입건했다. 이들에게 금품 등을 받은 공무원 7명과 교수 22명도 입건했다.

문 모씨는 지난 2010년부터 심사를 맡은 대학 교수 22명에게 모두 6600만원을 뇌물로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심사위원 명단을 빼내 소속 학회를 후원하는 등 ‘관리’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결과 2012~2013년 정부통합전산센터 발주 용역사업 9건 중 문씨의 회사가 7건, 400억원 규모를 낙찰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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