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처의 대통령 새해 업무보고가 14일 진행됐다. 새해 경제정책 방향은 수출과 내수를 살리고, 서민주거를 안정시키는 데 방점이 찍혔다. 이날 눈길을 끈 것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업무보고 가운데서 나온 ‘경제민주화 과제의 입법 완료’다. 한동안 슬그머니 사라졌던 경제민주화란 단어가 갑자기 툭 튀어 나온 것(갑툭튀)이다.

공정위가 대통령에게 보고한 경제민주화 과제의 입법 완료 현황을 보면 ▲총수일가 사익편취 금지 ▲신규 순환출자 금지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하도급 3배 손해배상제 확대 ▲중소기업협동조합에 납품단가 협의권 부여 ▲하도급 부당특약 금지 ▲하도급 수급사업자 범위 확대 ▲가맹점주 권리보호 강화 ▲표시광고법상 동의 결제 도입 등이다. 입법적 성과를 기준으로 보면, 공정거래법과 관련된 것은 대부분 완료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영세 자영업자 등 사회적 약자의 삶을 개선하고, 공정한 규칙을 만들어 심화된 양극화를 해소하는 게 경제민주화의 궁극적인 목표로 보면, 정부 발표에 동의하기 어렵다. 예를들어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을 비롯해 서비스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등 이른바 경제활성화 4대 법안은 경제민주화 논란의 한 가운데에 있다. 이들 법안은 재벌 기업의 입장을 대변해 주는 것으로, 여전히 재벌이 투자를 해야 경제가 살아난다는 ‘잘못된’ 믿음이 짙게 깔려있기 때문이다.

경제민주화가 완료됐다는 정부의 입장과는 반대로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공약을 설계했던 국가미래연구원은 최근 “지난 3년동안 한 일이라곤 창조경제혁신센터 설립뿐이다. 그 혁신센터도 기존에 있던 단체와 기능이 별로 다른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 ‘경제민주화의 전도사’이자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공신이었던 김종인 전 청와대 수석이 어제 여당이 아니라 제1야당으로 들어간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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