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롯데 월드타워 면세점과 SK네트웍스의 워커힐 면세점 등 2곳이 면세점 재승인 심사에서 탈락해 더 이상 면세점을 운영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이들 면세점에 입주한 중소중견기업들이 사실상 폐업 상태에 놓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무엇보다 ‘면세점 특허권 5년 의무입찰제’라는 법안이 입점기업들에겐 시한부가 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면세점 입점 협력 중소중견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 관세법 개정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시스>

비대위는 “2012년 개정된 관세법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면세점을 재승인 심사에서 아무런 이유도, 설명도 없이 탈락시켜 폐업에 이르도록 했다”며 “그동안 면세점에 투자한 막대한 비용과 노력이 허공으로 사라지게 될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또 “매출액은 10분의 1로 급감했고, 업체당 1억원에 달하는 투자비용조차 회수할 수 없는 지경”이라며 “면세점에 고용된 직원들은 더 이상 일할 수 없어 대량 실직 위기에 놓여 있다”고 하소연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재승인 심사에서 탈락한 롯데 월드타워 면세점의 경우 70여개 중소중견기업들이 입점해 있다. 월드타워 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액은 1250억원으로 월 평균 매출액 104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감안하면 폐업 이후 매출 손실액이 연간 1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상품 개발, 집기 및 비품, 인테리어 매장공사 등 투자비용까지 감안하면 피해액이 크게 불어날 것이라는 게 비대위의 설명이다.

특히 비대위는 ‘면세점 운영권 5년 의무’가 사업 안정성 부분을 해칠 수 있다고 했다. 비대위는 “면세점 5년 의무입찰제는 면세점 종사자들의 고용 불안이 구조적으로 반복될 것이 뻔한 5년짜리 계약직 양산법”이라며 “고용 안정과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도록 관세법(면세점법)을 개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 박소진 대표는 “면세점에 상품을 공급해 판매하는 중소중견기업의 생존권이 심각히 위협받고 있다”며 “하루아침에 면세점 경영주가 뒤바뀌는 정책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곳이 협력 중소중견기업인 점을 인식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한편 관세청은 지난달 롯데 월드타워 면세점을 두산에게, SK네트웍스의 워커힐 면세점을 신세계그룹에게 각각 특허권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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