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에서 유출된 개인정보 8000여만건이 대출중개업자 등에 팔려나간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이들 정보의 암시장 등 매매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최악의 경우까지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6일 금융계 및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 카드 데이터베이스(DB) 등을 판매한다는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유출된 개인정보는 디지털 정보로 간단하게 복사 및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재판매 등을 통해 이미 곳곳으로 퍼져나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된다.

언론사 뉴시스가 인터넷에서 확인한 DB판매 게시문에 따르면 자칭 ‘디비(DB) 전문 공급회사’가 신용카드 고객의 정보를 판매중이라고 광고하고 있다. 이 업자는 “중국발 DB와는 달리 금융회사에서 직접 입수한 최초 DB만을 취급한다. 대출DB, 카드DB 등으로 세분화해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개인정보 DB의 대규모 유통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10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개인정보 유출 재발방지 종합대책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 참석한 현오석(오른쪽 두번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행부 박경국 1차관, 최문기 미래부 장관, 현 경제부총리, 신제윤 금융위원장.<사진=뉴시스>

문송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유출 규모가 여기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당장 주민번호 재부여에 착수하지 않으면 큰 문제가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문 교수는 “카드사태 1억400만건 이후에도 지난 2주일간 유출된 개인정보만 무려 9000만건에 달했다”며 “지금까지 유출된 주민번호만 무려 4억건이 넘는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검거된 업자들은 2012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돈을 주고 카드사 고객의 개인정보 DB를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투자액을 회수하기 위해 여러 곳에 DB를 재판매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유출된 정보는 디지털화돼있기 때문에 복제, 전달이 용이하고, 흔적도 잘 남지 않는다. 당국은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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