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교육부와 고용노동부 등 관련부처는 합동 업무보고를 통해 청년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대학의 체제를 개편하고, 대학과 기업이 연계해 졸업후 바로 취직할 수 있도록 사회맞춤형 인재를 길러내겠다고 발표했다. 교육과정의 개발단계부터 기업이 참여하는 등의 산학협력을 중심으로 기업의 사회맞춤형 학과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정부가 발표한 프라임 사업 계획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프라임 사업이란 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 사업을 뜻하는 것으로, 취업중심의 학과 개편과 융합전공·현장중심의 교육과정 개발 및 도입 등을 특징으로 한다. 대학이 학문의 요람이 아닌 취업전문학원으로 변해버린지 오래지만,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이를 지원하는 모습은 씁쓸하기만 하다.

물론 기업이 대학과의 연계를 공고히하고 이에 투자함으로써 취업률 상승효과를 기대해 볼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특정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양성을 위해 휴대폰학과나 기업의 특정제품명을 딴 학과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실제 대학 인사처나 홈페이지에서는 이 학과를 졸업하면 해당기업으로 취직이 보장된다고 소개한다. 또 대학의 재정적 어려움이 해소될 수도 있다. 장학금과 연구비 및 연구시설 지원 그리고 건물 신축 등을 통해 우수한 학생들과 교수진을 유치하고, 경쟁력 있는 대학의 외형을 갖출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지 못하고 실무만을 가르치는 대학은 비싼 학원에 불과하다. 정부가 늘상 주장하는 창의성과 융합지식 기반의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선 창조적 인재의 양성이 필수불가결한데, 단순히 기업맞춤식 교육만 받는다면 단편적인 업무능력은 뛰어날지 몰라도 창의성면에서 부족할 수밖에 없다. 또 기대와는 달리 기업의 대학투자가 취업률 상승으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두산이 중앙대를 인수한지 2년차인 2010년 중앙대의 자체평가에 따르면, 취업률은 오히려 전년대비 13.89%포인트 하락했다. 대학 중도자퇴율은 2.4%로 서울 10개 대학평균인 2.0%와 비교해 높았고, 장학금 수혜율도 61.6%로 평균인 82.3%보다 낮았다.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다.

‘대학이 글로벌 자본과 대기업에 가장 효율적으로 부품을 공급하는 하청업체로 바뀐 현재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대학 거부선언을 하고 고려대학교를 자퇴한 김예슬씨의 말을 인용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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