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백화점이 중소 협력업체에 재고 부담을 떠넘기는 관행이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백화점 ‘특약매입’ 거래 비중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의 판매 형태는 백화점이 입점업체의 상품을 외상으로 받은 뒤 팔린 만큼 수수료를 떼고 후불 결제해주는 특약매입과 백화점이 물건을 협력업체에서 사서 소비자에 파는 직매입으로 각각 나뉜다.

백화점 납품업체의 납품 유형

단위:%<자료=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중앙회는 롯데·신세계·현대 등 대형백화점에 납품하는 208개 중소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곳 중 8곳(86.1%)이 매출과 재고 부담을 납품업체가 져야 하는 ‘특약매입’ 방식이라고 31일 밝혔다. 반면 직매입은 고작 3.8%에 그쳤다.

특약매입의 경우 입점업체가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제품 관리비 등 각종 비용을 부담하거나 재고 부담까지 떠안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2012년부터 공정거래위원회는 백화점의 동반성장지수를 평가할 때 특약매입이 아닌 중소기업과의 직매입 비중을 늘리는 업체에 가·감점을 평가하고 있다.

또 납품업체들은 백화점 판매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고 했다. 주요 백화점의 수수료를 살펴보면 롯데백화점은 구두·액세사리·패션잡화 부문에서 최고 39%, 의류 부문에서 37%를 매겼다. 신세계백화점은 생활용품·주방용품 부문에서 36%, 의류 35% 등이며 현대백화점은 가구·인테리어 부문에서 38%, 의류 36%까지 부과했다고 밝혔다.

판매수수료 결정방식

단위:%<자료=중소기업중앙회>

불공정거래 관행도 여전하다. 응답업체의 29.8%는 계약·거래·판촉 과정에서 불공정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에 납품업체들은 ‘세일 할인율만큼 수수료율을 할인 감면해 줄 것’(53.6%)과 ‘수수료 인상 상한제’(45.8%, 중복응답) 등을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기중앙회 김경만 산업지원본부장은 “백화점이 납품업체에 리스크를 떠넘기는 등 불공정 관행이 여전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수수료 상한제, 동반성장지수 평가 확대 등 제도적 보완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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