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제조업 30% 영등포 구로 금천 성동 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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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제조업 30% 영등포 구로 금천 성동 밀집 제조업 종사자 54%, 10인미만 소규모업체서 근무

기사입력2016-02-01 19:36

조상현 기자 (chopd@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서울지역의 대표적인 준공업지역 중 제조업이 밀집돼 있는 영등포·구로·금천·성동구 등 4개 구의 제조업 현황을 들여다볼 수 있는 산업체 지도가 나왔다. 이들 4개 구는 1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체가 즐비한 곳인데다 과거 우리 경제의 굴곡진 과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서울 전체 제조업 중 92%가 ‘소규모’=서울연구원은 영등포·구로·금천·성동구 등 대표적인 준공업지역인 이들 4개 구역에 대한 산업체의 현주소를 나타낸 ‘서울시 소규모 제조업 밀집지역 현황’ 보고서를 1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전국 제조업체 수 37만616개 가운데 서울지역에 5만8551개(15.8%), 경기도에 10만6817개(28.8%)의 사업체가 있다. 전국의 제조업 종사자 수는 380만2218명 중 서울에 27만2972명(7.2%), 경기도에 115만1475명(30.3%)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서울지역의 전체 제조업체 5만8551개 중 10인 미만 소규모 제조업이 5만4272개로 92.7%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지역 전체 제조업 종사자 수 27만2972명 중 54.9%(14만9880명)는 이들 10인 미만 소규모 제조업체에 근무하고 있다. 이는 전국(24.9%) 및 경기도(26.1%)의 비중과 비교해 월등히 많다.

구로구 제조업체 입지 현황

<자료=서울연구원>

서울의 준공업지역은 서울디지털단지, 온수산업단지, 마곡산업단지 등을 포함한 8개 구(도봉·성동·광진·강서·양천·구로·영등포·금천구)에 소재해 있다. 이 중 영등포·구로·금천·성동구 등은 서울 준공업지역 전체의 85.9%를 차지했다. 이들 4개 구에는 서울지역 제조업체의 29.2%(1만7112개), 종사자의 39.4%(10만7614명)가 밀집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구로구·금천구…IT산업단지 ‘변모’=구로구는 소규모 제조업체 3324개 중 77.4%(2573개)가 고척1동, 구로2·3동, 신도림동 등에 모여 있으며, 구로2동이 758개로 가장 밀집돼 있다.

금천구는 사업체의 45.2%(1808개), 종사자의 61.2%(7319명)가 가산동 한곳에 집중돼 있다. 특히 이 지역에는 국가산업단지인 서울디지털산업단지(G밸리)가 있어 전자·컴퓨터·정보통신 등 ICT 관련 사업체 비중이 높다. 이 때문에 2000년대 이후 창업한 사업체 비중이 74%에 이르는 등 비교적 젊은 기업들이 많이 분포해 있다.

매출액을 살펴보면 구로구의 소규모 제조업체가 총 2조1457만여원, 사업체당 평균 6억4600만원을 기록했다. 금천구 소규모 제조업체는 총 2조5958만여원, 사업체당 평균 6억4900만원으로 분석됐다.

영등포구 제조업체 입지 현황

<자료=서울연구원>

보고서는 그러나 “IT업종 위주의 1만여개의 기업과 16만여명이 근무하는 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교통 및 산업인프라가 정체돼 있다”며 “체계적인 계획없이 무작위로 분양해 업종 특화가 점차 떨어지고, 취득세·재산세 감면 등 세제혜택도 단 1회만 그치고 있어 타 지역으로 이주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밖에 교통난 심화, 주차시설 부족, 복지·문화시설 부족, 공장건물 노후화 등도 지적됐다.

◇영등포구… 문래동에 밀집, 재개발 시급=영등포구는 소규모 제조업체 대부분이 문래동에 밀집해 있다. 사업체의 45.1%(1884개), 종사자의 44.7%(3776명)가 문래동에 위치한다. 제조업·음식점·숙박업 등이 다른 산업에 비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종사자 부문에서는 금융보험업·시설관리·사업지원서비스업 등이 상대적으로 우세했다.

영등포구의 소규모 제조업체 총 매출은 1조4455만여원, 사업체당 평균 3억4600만원으로 4개 구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영등포구는 대부분 4~5차 하청업체 중심이며, 업체의 89.5%가 10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올드’한 곳이다. 지난 2013년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건축물 개·보수가 쉽지 않다. 게다가 기존 공장부지에 아파트가 들어서 소음 등의 민원이 끊이지 않으며, 하수구 등 인프라 시설은 이미 노후화돼 재개발이 시급한 지역으로 꼽힌다.

성동구 제조업체 입지 현황

<자료=서울연구원>

◇성동구…수제화 브랜드 저가정책 ‘실패’=성동구의 경우 소규모 제조업체의 66.2%(2674개)가 성수동에 분포해 있다. 성동구는 가죽·가방·의복 등의 종사자 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이 특징이다. 3년 미만의 종사자 비중이 가장 높아 상대적으로 젊은 층의 유입이 원활한 업종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성동구의 소규모 제조업체 총 매출은 1조9306만여원이며, 사업체당 평균 4억78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성동구는 도시재생사업으로 서울시의 지원을 받고 있고, ‘수제화’라는 특화된 업종을 갖춘 지역이다. 하지만 보고서는 “‘성수동 수제화’라는 지역명칭을 사용한 명분마케팅에 치중한 나머지 가격정책에 실패했다”며 “핸드메이드 제품은 고가이지만 성수동은 이와 달리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 저가정책을 편 결과 사업자들에게 피해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매출감소로 인원이 감축되고 있는 곳이 늘고 있는데다, 임대료가 20~30% 오른 것도 사업체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