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찬 교수가 4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중소기업중앙회>

김기찬 미 조지워싱턴대 객원교수(세계중소기업학회장)가 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가진 ‘중소기업 자주협동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이날 ‘1995년 일본의 갈라파고스화에서 우리 경제의 답을 찾다’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투자비율이 지난 10년간 35%에서 20% 아래로 급감해, ‘중소기업의 쇄국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 기업은 제품·가격을 관리하는 관리자가 아닌 시장을 읽어내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며 정책당국은 산업정책에서 통상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 교수는 ‘중소기업 글로벌화 지원특별법’이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수출증가율 추이

<자료=김기찬 교수>

◇수출 하락세, 저성장 변곡점=현재 수출지표가 심각하다. 2000년대 수출증가율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제외하고서 연 10%대를 유지했지만 2011년 이후 수출이 끝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처음으로 마이너스(-5.7%)를 기록한 데 이어 올 1월 수출이 전년 같은 달보다 18.5% 감소하는 등 13개월 연속 수출 감소를 이어가고 있다.

제조업의 설비투자조정압력지수도 2011년 이후 11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중이다. 중소기업의 해외투자비율을 살펴보면 2005년 35%를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1997년 외환위기 상황과 비슷한 20%를 밑돌고 있다. 김 교수는 우리 경제를 인플레이션에 빗대어 “낮은 물가상승률과 통화량의 축소에 따른 경기위축인 상황은 만성적 ‘로플레이션’”이라며 “우리 경제가 1995년 이후 일본의 경제상황과 닮았다”고 진단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진입한 일본은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지출 확대를 꾀한 결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가 250%에 이르렀다. 여기에 일본 기업은 자국 내에서 제품팔기에만 주력한데다 부실기업에게도 정상적인 여신을 해 주는 등 소득 3만달러에 걸맞는 구조조정에 실패했다. 마치 ‘끓는 물 속의 개구리’꼴인 일본 경제가 결국 고도성장기에서 저성장기로 추락한 ‘잃어버린 20년’의 변곡점이 됐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해외투자 비중 추이

<자료=김기찬 교수>

◇“통상정책 전환…GO 아시아”=김 교수는 “한국의 수출감소는 세계경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내부의 구조적인 문제”라며 “글로벌시장 개발 실패, 내수형 경영자 양산, 낮은 생산성 등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중소기업이 해외시장 개척보다는 위험이 적은 국내시장에서 원가절감 등 관리에만 치중하는데 대한 비판이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중소기업 글로벌화 지원특별법’의 입법화를 주장했다. 그 내용은 ▲기술기업의 글로벌기업화 ▲중소기업 해외마케팅 지원 확대 ▲신흥시장 수출 인큐베이터 확대 등이다.

그는 “경제성장률이 3% 이하면 일본의 사례처럼 글로벌화에 실패한 중소기업들이 주저앉을 수 밖에 없다”며 “1990년대 글로벌1.0은 삼성전자·현대차 등 재벌이었다면 2000년대 글로벌2.0시대엔 효성·한국타이어·만도 등 중견기업이다. 지금 글로벌3.0시대에는 중소기업이 주역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글로벌의 무대가 중국·인도를 비롯해 베트남·말레이시아·미얀마·태국·캄보디아 등 아시아 시장에 있다고 했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국가별 수출비중이 아시아가 61.4%(65조원 규모)를 차지했다.

중소기업의 수출사업화 정부정책은 ▲코트라, 내수기업 수출기업화 1480개사 ▲중기청, 수출역량강화사업 1000개사 ▲무역협회, 수출스타트업 300개사 ▲무역보험공사, 글로벌 성장사다리 40개사 등이 있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