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올해 업무계획을 통해 ‘캐시백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했다. 캐시백 서비스는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결제단말기를 통해 물건대금을 지급하며 현금을 추가로 인출할 수 있는 기능이다. 1만원짜리 물건을 구매하고 현금 2만원이 필요하다면 현금IC카드로 3만원을 결제하고 현금을 받는 시스템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자동화기기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현금 인출이 편리해지며, 운영점은 현금인출 고객의 물품구매를 기대할 수 있어 1석3조다.

늦은 저녁 급하게 현금이 필요해 ATM을 찾아 헤매봤거나 2000원에 육박하는 ATM 수수료때문에 현금인출을 망설인 경험이 있다면, 편의점 캐시백 서비스는 무척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미국과 캐나다, EU, 호주 등에서는 이미 이 서비스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일본은 2017년부터 도입 예정이라고 한다. 미국, 유럽, 호주 등에서는 ‘캐시 아웃’이라는 이름으로 이 서비스가 시행되고 있고 대부분 아주 적은 수수료를 받거나 수수료가 아예 없다. 주로 대형 유통점에서 서비스하는데, 유통점에서는 현금인출 고객의 구매를 유도할 수 있어 이 서비스에 우호적이다. 실제로 기자는 호주 체류당시 ATM이나 은행을 찾지 않고 이 서비스를 수수료 없이 사용한 경험이 있어 캐시백 서비스 도입이 기다려진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캐시백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풀어야할 과제가 아직 남아있다. 바로 수수료다.

현재 우리나라 ATM 수수료는 적게는 500원에서 많게는 2000원에 달한다. 은행측은 ATM 수수료에 현금수송업체 인건비·기계제조원가·전산망수수료·설치장소 임대료 등이 포함됐다고 말한다. ATM 운영비용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는 셈이다. 캐시백 서비스가 도입되면 수수료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은행에서 수수료 없이 서비스를 제공할지는 미지수다.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 지급결제팀 김용태 팀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현재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이 수수료 문제”라며 “우리가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할 때 발급 받는 현금IC카드는 대금결제와 현금인출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어 별도의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 캐시백 서비스에도 수수료를 부과하려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인구 10만명당 ATM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아 OECD국가에서 1위를 차지한다. ATM에는 인출, 송금, 조회, 신용카드 등 여러 기능이 있다. 캐시백 서비스가 도입되면 전국의 ATM을 줄일 수 있어 은행의 ATM 운영비용 부담도 줄어든다. 또 현금IC카드에 탑재된 대금결제 기능과 현금인출 기능을 활용하면 되기 때문에 별도의 시스템을 새로 만들 필요도 없다. 은행들이 캐시백 서비스로 수수료 장사를 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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