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품으로 납품된 제품 중 공인시험성적서 위·변조로 적발된 2749건 중 중소기업에서 적발된 건수만 90%를 넘고 이 중 3개 업체에서만 1700건에 가까운 적발 건수를 기록했다.

17일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이 발표한 군수품 시험성적서 2차 정밀검증 결과, 최근 7년간 납품된 군수품 28만199품목의 관련 공인시험성적서를 검증한 결과 241개 업체 2749건에서 위·변조 성적서가 적발됐다. 기품원은 관련업체를 검찰에 고발하고, 위·변조된 시험성적서로 납품된 부품은 정상품으로 교체하는 등 후속조치와 재발방지 대책을 추진중이라고 덧붙였다.

적발된 위·변조 성적서는 주로 100명 미만의 중소기업이 납품하는 조립부품이나 수리부속류에서 많이 발생했으며, 특히 필터류·고무제품류 등 다품종 소량을 납품하는 3개 중소업체가 전체 위·변조의 약 62%(1696건)를 차지했다. 최규창 기술융복합실장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각각 1100건, 300건, 170건이 넘는 위·변조가 적발됐다.

최 실장에 의하면 전체 적발건수 중 100인 이상 기업의 비중은 9.5%에 불과하며, 나머지 90.5%가 100인 이하의 중소기업이다. 범위를 30인 이하로 좁히면 전체의 60%에 해당한다.

기품원은 주로 중소기업의 위·변조가 많은 원인으로 이들 업체들이 납기 지체와 규격 미충족 등의 불이익을 모면하기 위해 정부 품질관리체계의 허점을 악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규격개선 지속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국방규격이 국내 기술수준과 시장여건을 반영하지 못해 소량·특수 원자재의 수급애로가 초래된 점도 원인으로 지적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완제품과 핵심부품의 품질보증 활동에 집중함에 따라 하위조립부품 등에서 관리 사각지대가 노출된 측면도 있다. 제출된 성적서를 확인·검증할 관리체계가 미비한데다 부정당 행위에 대한 실효적 제재수단이 미흡한 것도 한몫 했다는 지적이다.

기품원은 현재까지 위·변조 품목으로 인해 운용중인 장비의 가동 중단, 사용자 불만 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위·변조 부품이 해당 주장비의 내구도와 신뢰도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군과 협조해 해당품목을 전량 정상품으로 교체 또는 하자 구상 조치를 진행중에 있다고 전했다.

방위사업청과 기품원은 두 차례에 걸친 성적서 위·변조 사례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공인시험성적서 관리체계 강화 등 재발방지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 이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대비가 시급해 보인다.

시험성적서 실시간 검증 정보체계 구축 23개 공인시험기관과 상호협력 MOU를 체결해 성적서 원본을 기품원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품질이 취약한 품목은 복수의 공인시험기관에 의해 검증될 수 있도록 중복검증시스템을 구축해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시험분석 의뢰, 결과접수, 분석, 종합관리까지 실시간 관리가 가능한 공인시험성적서 검증 정보체계를 올 9월까지 구축한다.

현장점검 및 품질관리교육 강화 계약업체와 기품원이 합동으로 ‘품질기동점검반’을 편성해 중소 협력업체에 대한 품질점검 및 기술지원 활동을 수행하고, 중소업체들의 품질역량 강화를 위해 기품원과 대학이 협력하는 품질관리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주계약업체의 협력업체 관리의무 강화 지난 2월24일 주계약업체가 협력업체 제출 성적서의 진위여부를 확인할 의무를 계약특수조건에 반영토록 규정을 개정했다.

부정당업체 제재 실효성 제고 독과점 등의 이유로 입찰참가 금지가 현실적으로 제한되는 경우 입찰참가 제한에 준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관계법령 개정도 추진중이다.

규격의 적기 최신화 및 절차 간소화 방사청·기품원 간 협조로 민간의 기술발전 추세와 소재수급 측면을 고려한 대체 가능재질을 적시에 규격에 반영하고 규격개선이 용이하도록 절차도 간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군수품 성적서 2차 검증은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1차 검증에 연속해서 실시했다. 최근 3년간(2011년 1월1일~2013년 10월30일)의 시험성적서에 한정했던 1차 검증에서 검증기간을 7년(2007년 1월1일 ~2013년 10월30일)으로 확대하고, 기품원이 보관중인 성적서뿐 아니라 방산업체가 보관하고 있는 성적서까지 검증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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