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데이같은 행사가 있을 때 5000원 가량 할인금액이 발생하면 이를 모두 업체에 부담시킨다. 2013년 3월 이후 판매장려금 항목이 없어졌지만 물류비 명목으로 바꿔 걷고 있다”(A납품업체 대표)

“2년마다 재계약을 하는데, 매번 대형마트쪽에서 0.5% 정도 마진율을 인상시키고 있다. 그만큼의 이익률이 줄어들기 때문에 여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B납품업체 대표)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하나로마트 등 국내 대형마트들이 중소기업을 상대로 최고 55%에 달하는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마트 품목별 최고 마진율 현황

괄호 안은 품목별 평균 마진율, 단위:%<자료=중소기업중앙회>

◇“대형마트 마진율, 백화점 수수료보다 높다”=중소기업중앙회는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중소기업 292곳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일부 품목의 경우 대형마트 최고 마진율이 55.0%에 이른다고 15일 밝혔다. 여기에 물류비·유통벤더수수료·판매장려금·판촉비 등을 감안할 때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중소업체들의 부담이 백화점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대형마트별 최고 마진율을 살펴보면 하나로마트 54.5%, 홈플러스 54.5%, 롯데마트 50.0%, 이마트 45.5% 등이다. 평균 마진율은 롯데마트가 33.2%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으로 홈플러스 27.8%, 이마트 18.2%, 하나로마트 11.9% 등의 순이다. 이들 대형마트 중 이마트는 업체에 별도의 물류비 분담률 5% 가량을 떠넘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살펴본 결과 중소납품업체들은 대형마트에 판촉비·판매장려금 등을 추가적으로 부담할 경우 제품 가격의 50% 이상을 대형마트에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대형마트의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22.4%로 전년도에 비해 0.6%p 올랐다. 이에 반해 중소납품업체들이 희망하는 판매수수료율은 평균 17.5%라고 답했다.

◇“하나로마트 납품업체 21%, 유통벤더와 거래”=또 대형마트가 업체관리·물류관리 등을 대행하는 유통벤더를 통해 납품하는 비율이 9.2%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하나로마트의 경우 응답업체의 21.8%가 유통벤더를 통해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대적으로 매출이 적은 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이 대형마트와 거래할 때 직접 납품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중소납품업체들은 유통벤더에게 15%에서 많게는 20%에 이르는 수수료를 주고 있다. 이는 대형마트들이 납품업체와 직접 계약을 맺지 않는 방식으로 대규모유통업법의 적용을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중기중앙회는 분석했다.

대형마트 불공정행위 경험 여부

단위:%<자료=중소기업중앙회>

중기중앙회 김경만 산업지원본부장은 “대형마트들이 경쟁적인 점포 확대로 인한 한계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중소납품업체를 희생양으로 삼아 마진율을 높이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곧바로 중소납품업체와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정부가 백화점의 판매수수료와 대형마트의 마진율 등을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정부 감독의 사각지대에 있는 농협 하나로마트의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은 전국에 1842곳(2014년 기준)의 대형마트 및 SSM을 운영하고 있다. 농협 하나로마트는 전국에 2216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나로마트는 농수산물 판매 조건을 이유로 의무휴업일에서 제외되는 등 유통산업발전법의 적용을 받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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