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 조치가 급기야 군사적 긴장 상황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다음달 열리는 키리졸브 군사훈련에 전략폭격기, 핵잠수함, 항공모함 등을 출격시키겠다고 한다. 미군의 전략무기 전개와 군사훈련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회 연설을 통해 ‘북한 붕괴’를 입에 올리면서 초강경이다. 그러면서 개성공단 중단 조치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겨냥해 “내부로 칼끝을 돌리고 내부를 분열시키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이런 가운데 개성공단 문제는 어느새 자취를 감춰버린 듯 하다. 이미 정부가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게 할 수 있는 대책이란 대책을 내놓은 만큼 참고 인내하라는 분위기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라는 게 금융자금 유예, 공과금 유예, 대체부지 마련 등 기존 지원대책을 단순 나열하는 수준이거나 현실성이 떨어지는 조치라는 게 입주기업인들의 공통된 평가다. 이들이 절실히 원하는 것은 지원이 아닌 명백히 생산가동 중단에 따른 피해 보상이란 절규를 애써 외면하는 듯 하다.

개성공단 임금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전용됐다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채 이를 정치이슈화해 국가안보마저 위태롭게 하고 있다. ‘개성공단 문제’가 다가오는 4월 총선을 겨냥한 정치적 선전도구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가 무엇인가. 개성공단을 더 이상 정치적 수단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 무엇을 볼모로 삼는 정치는 저급하지 않는가. 그것도 민생경제를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박근혜 정부가 오히려 민생경제를 볼모로 삼아서야 되겠는가. 개성공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남북간 대화 재개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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