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공무원의 ‘갑질’로 떠들썩하다. 세종문화회관 사업추진단장 정모씨가 서울시가 소유하고 세종문화회관이 관리하는 고급식당 ‘삼청각’에서 식사를 하고 식사비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정씨는 1인당 20만9000원짜리 바닷가재 요리가 포함된 코스요리를 술과 곁들여 가족 등 지인들과 함께 먹고 230만원 중 달랑 33만원만 지불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150만원 정도의 식사비를 한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더군다나 대부분 계약직인 삼청각 직원들은 자신들의 인사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관계 공무원이라는 위치 때문에 정씨에게 제대로 항의조차 못했다고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서울시는 ‘박원순법’이라 불리는 공무원행동강령에 의해 정씨를 직위해제하고, 서울시 감사담당관실에서 직접 진상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사실 관계가 확인될 경우 해당 간부에게 파면·해임 등 중징계를 내릴 예정이다. ‘박원순법’은 공무원이 1000원만 받아도 강력처벌토록 돼 있다.

문제는 이러한 일이 관행처럼 적지않게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경기도의 한 중소기업 보증기관은 자신들이 보증 대출을 해준 음식점에서 회식을 하며 회식비를 할인받아 업체의 눈총을 사기도 한 바 있다.

국가 예산의 집행권한을 가진 공무원은 우리 사회의 ‘갑’으로 대우받는다. 특히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과 관련된 사업의 행정 및 자금을 지원해주는 기관의 공무원이나 관계자들이라면, 앞의 사례처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부당한 일을 당해도 이렇다 할 얘기조차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우선 공무원들의 윤리의식이 바로 서 있지 않다면 이같은 갑질 행태는 근절되기 어렵다. 서울시는 이를 계기로 ‘박원순법’에 따라 확실한 윤리기강을 세워야 할 것이며, 다른 자치단체에서도 ‘박원순법’을 만들어 국민혈세가 공무원에 의해 낭비되거나, 세금이 공무원의 권력도구로 악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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