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O 중소상공인대표들이 2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LG서브원의 상생협약 거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중소기업중앙회>

사무용품·공구·전산용품 등 소모성자재를 구매대행(MRO)하는 중소업계와 대기업이 상생협약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한국산업용재협회·베어링판매협회·문구유통업협동조합·골판지포장공업협동조합 등 MRO 관련 중소업체는 2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대기업 MRO사(LG서브원)의 시장침탈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MRO 분야에서 대기업의 사업 확장을 자제토록 한 가이드라인을 정해 상생협약을 맺도록 했지만 대기업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MRO 중소업체는 “공정한 시장질서를 구축한다는 상생협약서를 LG서브원이 거부하는 것은 가이드라인 제정 이전으로 되돌아가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대기업이 무차별적인 영업을 통해 중소업체의 생존을 무시하는 불공정 시장질서를 만들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김임용 소상공인연합회 수석부회장은 “2006년말 중소기업의 사업영역 보호를 위한 고유업종 제도가 폐지된 후 대기업의 일부가 구매대행사를 자회사로 만들어 중소기업들이 일궈온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며 “대기업이 망치·삽·포장지까지 취급 품목을 확대해 영세상인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LG서브원측은 “대·중소기업 상생방안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가이드라인의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은 채 형식만 바뀐 상생협약에 참여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하고, 외국계 MRO기업의 배만 불려주는 등 기존 가이드라인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협의는 계속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현재 상생협약을 체결한 대기업은 포스코(엔투비)·KT(KT커머스)·SK(행복나래) 등 3곳이다. LG서브원을 비롯해 인터파크(IMK)·광동제약(KEP) 등은 상생협약 체결을 거부했다. 단 IMK는 상생협약 서명에 거부하면서도 협약내용은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 2011년 MRO 대기업에 대한 사업범위를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내부거래 비중이 30% 이상인 MRO 대기업은 상호출자제한기업(대기업)과 계열사, 매출 규모 3000억원 이상 중견기업을 대상으로만 신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나머지 3000억원 이하 중소·중견기업은 중소MRO 유통상을 통해서만 소모성 자재를 납품받도록 기준을 정했다. 이어 동반위는 지난해 6월 기존 가이드라인을 상생협약으로 전환키로 심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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