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화장품의 중국 수출이 전년 동기 두배 증가한 10억88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류의 영향과 가격에 비해 품질이 우수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중국내 한국 화장품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중소기업들의 화장품 위생허가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과거 일부 중소기업 제품들은 따이공(带工:보따리 장사꾼)에 의존해 별도의 위생허가를 거치지 않고 비공식적으로 판매돼 왔다. 그러나 지난해 메르스 사태 이후 따이공에 대한 중국정부의 규제와 감독이 심해진데다, 무엇보다 자국의 화장품 생산자들을 보호하기위해 엄격한 화장품 수입절차를 마련해 놓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뷰티산업팀 소용민 과장은 최근 열린 바이오화장품 포럼에서 “한국 화장품의 중국 화장품 위생허가 취득 현황을 살펴보면,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대부분이 대기업”이라며 “비용과 시간이 꽤 들고 정보가 부족해 중소기업이 위생허가를 받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밝혔다.

중국의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에서 실시하는 위생허가는 중국에서 제품을 판매하려는 기업들이 판매하기 전에 받아야하는 법적 필수사항이다. 일반화장품으로 분류되는 비특수용화장품과 미백, 주름개선, 자외선차단 제품을 포함한 특수용화장품으로 나눠 진행된다. 한국과 달리 올해부터는 치약류도 화장품에 포함되며, 염색제나 파마약의 경우 특수화장품으로 구분된다.

한번 허가를 받으면 4년간 유지되고, 만료 4개월 전에 연장신청을 해야 한다. 이 기간 내에 신청하지 않으면 처음과 같은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수용화장품은 비특수용화장품에 비해 위생허가취득에 드는 비용과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되고 심사도 까다롭다. 일반적으로 비특수용은 제품당 350만원, 특수용은 제품당 550만원 정도가 든다. 만약 자외선차단 성분이 함유될 경우 제품당 1100만원에서 1200만원까지 올라간다.

위생허가는 크게 네 단계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사전에 상표나 로고 등의 중문명과 영문명을 중국내 등록해야 하며, 전 성분을 검토해 중국내 사용 가능한 원료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CFDA는 ‘화장품 기사용 원료리스트’를 별도로 마련해, 여기에 명시된 원료만 중국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개정돼 약 8800여개의 성분이 등록돼있다.

원료의 이름이 유사하지만 다른 경우도 많아 유의해야 한다. 제품설명서와 외포장 등의 내용도 검토해 성분, 제조자, 제조일자 등이 일치하는지 또 디자인 등이 중국 법령에 위배되는지 등도 확인해야 한다.

이후 재중책임회사를 찾아 수권서(授权书:판매권리서)를 계약한 후 CFDA에 위생허가를 신청하면 된다. 중국은 재중책임회사가 없으면 국내에서 화장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법인이어야 하며, 중국내에서 하나의 회사만 선정할 수 있다.

다음은 시험검사다. 위생허가를 신청한 기업은 샘플을 준비해야 한다. 용량은 20g이어야 하며, 품목당 15개가 필요하다. 유통기한은 18개월 이상 남아있어야 한다. 검사신청서, 샘플, 제품처방, 제품사용설명서 등을 동봉해 중국이 인증한 별도의 화장품 검사기관(전국 17개)에 보내면 미생물검사, 동물실험, 인체안전과 기능시험 등이 이뤄진다. 위생허가 대상 품목에 대한 중문명칭을 붙여야 한다.

용도에 따라 기간과 비용이 다르다. 비특수용화장품의 경우 35일에서 60일, 특수용화장품의 경우 80일이 걸린다. 자외선을 차단하는 원료가 포함돼 SPF, PA지수를 검사해야 할 경우 2개월을 더 기다려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한국의 보고서도 인정하고 있으니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이를 번역해 제출해도 된다. 비용은 비특수용화장품 5000~8800위안, 특수용 화장품 1만위안 이상이다. 특수용화장품의 경우 기술심사도 함께 진행된다. 90일이 소요되며, 재심사가 필요한 경우 재심사 결과에 따라 위생허가 발급 여부가 결정된다.

시험검사 및 기술심사를 통과해야 화장품 행정허가증과 위생허가증을 신청할 수 있다. 행정심사는 20일이 소요되며, 필요시 경우에 따라 최대 10일이 연장된다. CFDA는 별도의 추가적인 안전성 자료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서류는 항시 보관해야 한다.

신청할 때는 ▲(비)특수용도 화장품 행정허가 신청표 ▲CFDA 지정 검사기관에서 발급받은 시험검사보고서 ▲제품 중문명칭 ▲제품 전 성분표 ▲제조공정도와 간략한 설명 ▲재중책임회사 사업자등록증 ▲기타 평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료 등을 준비해야 한다. 모든 서류는 중문으로 번역해 제출해야 한다. 위탁제조의 경우 ISO와 우수의약품 생산기준(GMP)을 증명해야 하는데, 제조업체가 이러한 인증이 없다면 획득해야 위생허가증이 발급된다.

위생허가 취득 전체 과정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성분표 통과다. 성분명은 영문으로 국제 화장품 규격집(INCI) 기준으로 쓰면 되고, 중문명을 모를 때는 공란으로 두면 된다. 이와 함께 원료함량과 원료 중 성분함량, 각 성분의 비율, 성분의 기능 등을 표시해야 한다. 전 성분과 배합비, 제조공정도를 밝히게 되면 기업의 노하우가 노출될까 우려돼 위생허가를 포기하는 기업이 많다. 그러나 중국 법령상 이는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부분이다.

위생허가의 갱신과 변경 및 수입 통관 절차를 위해서는 원본 및 신청자료를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원본을 분실할 경우 허가증의 갱신·변경 등의 관련 업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재발급을 받을 경우에는 시간과 비용이 상당히 소요된다. 또한, 위생허가 인정기간인 4년이 지나고 나면 갱신을 해야하는데, 이때 최초 신청했을 때와 같은 자료가 요구되기 때문에 신청했던 자료도 반드시 보관해야 한다.

소 과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중소기업의 경우, 성분표 관련 서류의 작성 오류로 인해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이라며 중국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은 기간을 넉넉히 잡고 위생허가를 진행할 것을 당부했다. 또 “신뢰성 있는 책임회사를 만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재중책임회사나 중국의 동업자 등은 기업의 관계가 좋을 때는 큰 문제가 없지만, 문제가 발생하거나 관계가 악화되는 경우 허가서 원본을 담보로 거래를 시도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생허가증 원본은 신청기업에서 직접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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