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방지법의 국회의장 직권상정 처리를 막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무제한 토론인 ‘필리버스터(filibuster)’를 이틀째 이어가고 있다.

필리버스터는 국회에서 다수파의 독주와 독단적인 의사진행을 막기 위해 합법적인 수단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행위다. 법안의 통과 의결을 막기 위해 오랜 시간 발언하거나, 유회·산회를 이끌어내는 행위, 투표의 지연을 꾀하는 행위들이 이에 해당한다.

필리버스터 닷 미(filibuster.me) 메인 화면. 24일 오후 6시30분 현재 1만2000여명이 동참했다.

첫번째 주자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의원은 23일 오후 7시5분부터 5시간35분 동안 발언했다. 이어 국민의당 문병호 의원은 1시간49분 동안 발언했으며, 세 번째 주자로 나선 더불어민주당의 은수미 의원은 24일 오전 2시30분부터 10시간18분 동안 발언을 해 국내 필리버스터 기록을 갱신했다.

야당의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는 24일 오후 6시30분 현재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이어가고 있다.

이와함께 여의도 국회 정문앞에서는 참여연대, 진보네트워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시민단체들이 테러방지법에 반대하는 ‘시민 필리버스터’를 이어가고 있다. 또 온라인 상에서는 ‘필리버스터 닷 미(filibuster.me)’라는 사이트에 자신의 의견을 남겨 의원들의 입을 빌어 자신의 의견이 국회에 전달되도록 하는 필리버스터 동참 움직임이 일고 있다. 시민사회로 확산된 필리버스터가 테러방지법의 처리를 막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표결 처리를 반대하는 이유는 테러방지법안 내용 중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 ‘테러를 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내·외국인’ 등의 기준이 모호하고, 영장 발부없이 합법적인 사찰이 가능해져 국민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정보수집권을 국정원이 가졌을 경우 국민의 인권과 자유가 훼손될 수 있어 국민안전처에 ‘대테러센터’를 두자는 입장이다.

한편 테러방지법이 통과되면 ▲대테러업무, 국정원 산하 ‘대테러센터’ 집중 ▲테러리스트로 의심되는 사람의 출입국·금융거래·통신이용 등에 대한 정보수집 ▲테러리스트로 의심되는 인물에 대해 출입국 규제 요청 ▲국가중요시설 보호를 위한 군 병력 지원 등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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