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테크노밸리에는 90년대 후반 강남 테헤란로에 있던 대표 IT기업들이 다수 입주해 있다.   ©중기이코노미

신분당선 판교역 주변 경관은 1·4번출구 방면과 2·3번출구 방면이 판이하다. 2·3번출구 방면에는 거대한 아파트단지가 자리하고 있다. 아파트단지는 탄천 건너편 분당선 이매역까지 이어져 있다.  

반면 1·4번출구 쪽에는 대형 상가와 오피스텔들이 들어서 있다. 상업지구 냄새가 나는 사거리를 지나, 탄천으로 흘러들어가는 작은 하천인 금토천 주변으로 나가면 강남에서나 봄직한 거대한 빌딩들을 찾을 수 있다. 건물의 면적은 강남보다 훨씬 넓어 보인다.

사거리 한켠에 있는 커다란 건물은 엔씨소프트의 판교 R&D센터다. 바로 건너편에는 안랩의 판교사옥도 보인다. 좀 더 걸어가면 NHN 엔터테인먼트의 판교사옥인 플레이 뮤지엄과 넥슨코리아의 판교사옥도 만날 수 있다.

이들 회사들은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강남구 테헤란로에서 창업을 시작한 회사들이라는 점이다. 지금은 강남 땅값이 크게 오르면서 대기업과 금융권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한때 테헤란로는 한국 IT의 메카와 같은 지역이었다.

테헤란로의 전성기를 이끌던 게임, IT, 소프트웨어 등의 국내 대표기업들이 판교로 자리를 옮기면서 판교 테크노밸리는 이제 제2의 테헤란로를 꿈꾸고 있다.

판교신도시에 위치한 판교 테크노밸리는 66만㎡의 면적에 기업체 본사와 연구소 등이 다수 들어서 있다. 현재 대기업을 비롯해 700여개의 기업들이 입주해 있으며 근무 인원만 4만5000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판교 테크노밸리를 관리하는 경기과학기술진흥원 판교테크노벨리지원본부 한 관계자는 “2012년 입주기업 현황을 파악한 바 있으며, 오는 4월 중 최근 통계를 정리해 판교 테크노밸리 입주기업 현황을 다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판교 테크노밸리의 조성이 완료되면 1000개가 넘는 기업에 5만명 이상이 근무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004년부터 조성이 시작된 판교 테크노밸리가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선 입지조건이 큰 영향을 줬다. 수도권과 가까우면서 테헤란로, 구로디지털단지, 경기도 광교테크노밸리 등 인근 클러스터와의 접근성이 좋다.

엔씨소프트의 R&D센터는 거대한 규모와 독특한 디자인으로 판교 테크노밸리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중기이코노미

입주기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도 판교 테크노밸리를 단기간에 성장시킨 요인이다. 2012년 7월에는 글로벌 R&D센터가 완공되면서 R&D 지원역량이 강화됐다. 1만2500㎡의 부지에 들어선 7층 건물인 글로벌 R&D센터는 2010년 1128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짓기 시작했다. 현재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전자부품연구원 등 국책 연구기관이 입주해 있으며, 글로벌 기업인 GE를 비롯해 다양한 기업들의 연구시설도 들어서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산학연 공동연구 개발촉진과 비즈니스 공간을 지원할 판교 테크노밸리 산학연 R&D센터가 첫삽을 떴다. 오는 2015년 10월 준공예정인 산학연 R&D센터는 부지면적 1만7364㎡에 지하2층, 지상8층의 연면적 5만3054㎡ 규모로 건축된다. 사업비만 1609억원이 투입된다.

산학연 R&D센터는 판교테크노밸리에 입주한 첨단기업체와 연구소, 경기도 소재 대학 연구센터를 잇는 네트워크 연구 활성화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기공식에서는 판교테크노밸리 입주기업으로 구성된 판교포럼과 연구기관 대표인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대학대표인 경기도 산학협력단협의회가 연구개발분야 발전을 위해 상호협력을 약속하는 공동합의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국책연구기관들이 입주해 있는 판교 글로벌 R&D센터.   ©중기이코노미

IT를 비롯해 첨단 기술단지로 발전하는 판교 테크노밸리의 교육을 지원하는 융합기술전문교육센터도 문을 열었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은 지난 11일 판교 테크노밸리에서 융합기술전문교육센터 ‘SNU&G 컨텍 아카데미’의 개소식을 가졌다.

SNU&G 컨텍 아카데미는 서울대학교와 경기도가 함께 만든 융합기술전문교육 센터로 경기도는 교육장소와 운영비를 지원하고 융합기술연구원이 운영을 맡았다. 교육장은 판교테크노밸리 공공지원센터 3층에 마련됐다.

컨텍 아카데미는 기존 대학 교육시스템의 한계를 벗어난 기업 현장 중심의 ‘기업 맞춤형 융합교육 교육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교육내용은 ▲핵심 융합기술(ICT, BT, NT, 자동차, 반도체, 디자인, 인문, 예술, 경영) ▲ 산업경영 ▲마케팅 ▲융합기술개요 ▲융합기술 적용사례 등이다. 기업이 필요에 따라 원하는 교과목을 선택해 들을 수 있고, 수시로 교과목 신설을 요청해서 기업 니즈에 맞는 융합형 특성화 교육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융합기술관련 분야를 총체적으로 다루면서 기업이 교육과목과 강사를 직접 선택하거나 요청해서 강좌를 개설할 수 있는 시스템은 컨텍 아카데미가 처음이라고 융합기술연구원은 설명했다.

융합기술원 박태현 원장은 “판교는 중소기업, 벤처기업, 연구소 등 700여개 첨단 분야 관련시설과 주변에 5000여개의 기업이 밀집돼 있는 융합 기술인재 양성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는 곳”이라며 “중소기업 R&D분야 연구자, 기술인력, 신입직원 등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 창조경제시대를 이끌어갈 산업융합 인재양성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