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폭력’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경찰청이 2월초부터 한 달간 데이트 폭력 집중신고 기간을 운영한 결과, 전국에서 1279건이나 신고가 접수됐다. 가해자는 총 868명으로 입건된 경우만 61명에 이른다. 그 가운데 전과자는 58.9%로 과반수를 넘었고, 전체 가해자 중 전과 9범 이상이 11.9%를 차지했다. 최근 치안정책연구소가 발간한 ‘데이트 폭력의 실태 및 대응방안’ 보고서를 살펴봐도 2005년에서 2014년 사이 연인간 폭력 범죄자의 평균 재범률은 76.5%였다. 데이트 폭력이 다른 범죄에 비해 재범률이 매우 높다.

경찰청은 데이트 폭력의 재범률을 낮추기 위해 적극적인 구두 또는 서면경고로 범죄를 막을 수 있도록 하고 피해자의 신변보호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또 ‘클레어법’의 도입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클레어법은 2009년 클레어 우드라는 영국 여성이 남자친구의 데이트 폭력에 의해 살해당해 제정된 법이다. 영국에서는 2014년부터 데이트 폭력이 의심될 경우 상대방의 전과기록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이 언발에 오줌누기식 대처에 불과하다. 구두 또는 서면경고가 있으려면 피해자가 경찰서에 신고를 해야 되는데, 그때는 이미 피의자의 협박이나 욕설 등에 시달린 경우다. 클레어법도 마찬가지다. 이미 전과가 남은 피의자를 조회하는 것은 차후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최초 피해는 막을 수 없다는 점에서 허술하다. 또 보호시설 연계나 임시숙소 제공, 경찰관 동행 등의 신변보호는 위험성에 따라 제공되는데, 그 위험성은 경찰관의 자의적인 판단일 수밖에 없다. 사후대처보다 중요한 것은 데이트 폭력이 아예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데이트 폭력을 연인간 사랑싸움 정도로 치부해 버리는 사회적 풍토부터 바꾸는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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