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이나 납골당 서비스를 취소하는 경우, 산후조리원 측의 잘못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 2년 품질보증기간 이후 자동차 외판에 관통부식이 생긴 경우 등에 소비자의 권익이 강화된다.

공정위는 국외여행, 산후조리원, 자동차 등 44개 품목의 피해배상 및 품질보증기준을 개선·보완하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개정안이 2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행정예고 및 25차례의 이견조정('13.10.30.~'14.1.24.) 절차를 통해 소비자·소비자단체, 사업자·사업자단체, 중앙정부, 지자체 및 전문가 등의 의견수렴을 거친 것이다. 한편 1985년 제정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이번이 20차 개정이다.

해외여행 등 계약취소·해지 관련

현재는 해외여행 상품 계약을 취소하면 무조건 여행요금의 10% 이상의 위약금을 부담해야 한다. 개정안에서는 여행개시 30일 전까지는 위약금을 물지 않고 계약을 취소할 수 있게 된다.

봉안묘, 봉안당, 봉안탑 등 봉안시설 이용이 늘면서 이용계약 해지에 따른 분쟁이 많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분쟁해결기준은 없었다. 앞으로 소비자가 봉안 후 이용계약을 중도에 해지하는 경우 사업자는 총사용료에서 이용기간별 환급률에 따른 금액을 환급해줘야 한다. 예컨대 봉안 후 6개월 이내는 총사용료의 75%, 1년 이내는 총사용료의 70%와 같은 식이다.

결혼중개 서비스의 소비자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사업자의 귀책사유는 “상대방의 결혼정보, 학력 등에 대해 허위정보를 제공한 경우”로만 예시돼 분쟁발생시 사업자가 귀책사유를 좁게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앞으로는 ▲3개월 동안 한 차례도 상대방을 소개시켜 주지 않은 경우, ▲소비자가 계약서상 기재한 우선 희망조건(종교, 직업 등 객관적인 내용에 한정)에 부합하지 않은 상대방을 소개한 경우도 사업자 귀책사유에 추가된다.

초고속인터넷, 이동전화기, 집전화, TV 등의 서비스가 세트로 구성된 통신결합상품 구성 중 특정상품에 대해서만 사업자의 책임으로 문제가 발생한 경우도 골치 아픈 일이었다. 소비자가 통신결합상품 전체의 계약을 해지하려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다른 상품에 대해서는 위약금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통신결합상품 전체에 대해 위약금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단 이동통신 계약은 제외된다.

한편 오토캠핑장은 숙박업에 해당하는 품목으로 포함시켜 오토캠핑장 이용계약 취소에 따른 분쟁조정이 가능해진다. 정기간행물 구독계약 해지, 예식장 이용계약 취소, 고시원 이용계약 해제·해지에 따른 위약금도 합리적으로 조정된다.

산후조리원 치료비 등 소비자 피해 관련

산후조리원 이용이 늘면서 부주의 또는 감염으로 산모나 신생아에게 신체상 피해가 발생해도 이에 대한 배상기준이 없어 소비자가 피해를 감수하는 경우가 있었다. 앞으로는 사업자가 손해(치료비, 경비 등)를 배상하도록 기준이 마련된다. 무과실은 제외된다.

모바일 및 인터넷 콘텐츠, 온라인게임 서비스의 이용이 늘면서 소비자의 동의 없이 무료이용기간이 경과한 후 유료로 전환하거나 대금 자동결제시 결제사실을 사전에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고 이용요금을 받아가는 사례들이 빈번했다. 앞으로 이러한 경우 사업자는 소비자에게 청구한 금액을 환급해줘야 한다.

국제선 항공기의 운항지연시간이 4시간 이상인 경우 배상액이 “지연구간 운임의 20%”로 일률화돼 있어 지연이 장기화된 경우 피해에 비례한 배상이 이뤄지지 않았다. 앞으로는 운항지연시간이 12시간 이상이면 지연구간 운임의 30%를 소비자에게 배상하도록 하는 등 운항지연시간 별 배상구간을 세분화환다. 2~4시간(미만)은 10%, 12시간 미만은 기존과 같은 20%다.

하자가 있는 사료로 동물에게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동물이 폐사한 경우 현재는 동물치료 소요비용 또는 동물가격만을 배상하도록 돼 있다. 앞으로는 사료구입비도 배상항목에 추가된다.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성능 및 기능상 하자, 철도화물의 연착, 사업자의 가전제품 설치 하자, 체험캠프 일정변경으로 발생한 소비자의 신체·재산상 피해에 대한 배상기준도 신설된다. 초고속 인터넷서비스 및 이동통신 서비스 장애 누적시간의 기산시점도 조정된다. 소비자의 서비스 중지·장애 통지시점 또는 사업자가 서비스 중지·장애 사실을 알 수 있었을 때 중 빠른 시간을 적용하도록 해 소비자의 편익을 높였다.

자동차 외판 관통부식 보증기간 등 품질보증기준

현행 자동차 품질보증기간에 따르면 차체 및 일반부품의 보증기간은 2년/4만km이다. 그러나 자동차 도장면의 관통부식은 차량구입 후 3년 이상 지나야 나타나고 있어 소비자 피해구제가 어려웠다. 앞으로는 자동차 외판(후드, 도어, 필러, 휀더, 트렁크리드, 도어사이드실, 루프) 관통부식의 품질보증기간은 5년으로 강화된다.

세탁업에서 바지의 내용연수를 하복(3년), 춘추복·동복(4년)으로만 나눔에 따라 사계절 입는 청바지에 대한 적용이 애매했다. 앞으로는 청바지의 내용연수를 계절과 무관하게 4년으로 적용한다. 원단을 샌드가공, 스톤워싱 등을 통해 인위적으로 외형을 가공한 청바지는 3년이다. 내용연수는 제품의 수명기간을 말하며, 손해배상액 산정의 기초가 되는 감가상각액을 정하기 위해 필요하다.

TV나 스마트폰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리퍼부품의 품질에 대한 불신이 불식되지 않음에 따라, 리퍼부품을 사용한 수리의 경우 수리시점부터 1년간 품질보증을 하도록 했다. 따라서 제품구입에 따른 품질보증기간(1년) 내 리퍼부품을 사용해 무상수리한 경우에는 수리시점부터 새롭게 품질보증기간이 1년 연장되며, 품질보증기간이 지나 유상 수리한 경우에도 리퍼부품 사용 시 일반적인 제품수리에 대한 품질보증기간(2개월)보다 그 기간이 대폭 길어진다.

품질보증기간은 제품의 정상적인 사용 중에 발생한 하자에 대해 수리·교환·환급에 소요되는 비용을 사업자가 부담하는 기간을 말한다.

체육용품이나 문구, 완구에 대한 품질보증기간, 부품보유기간 및 내용연수가 새로 규정된다. 부품보유기간이란 사업자가 제품생산을 중단한 이후에도 해당 제품의 부품을 공급해야 할 기간을 말한다.

신설된 규정에 따르면, 테니스·탁구·배드민턴 라켓의 몸체는 품질보증기간 6개월, 부품보유기간 1년, 내용연수 1년이 적용된다. 헬스기구와 골프채는 각각 1년, 5년, 5년이 적용되며, 문구와 완구는 6개월, 1년, 1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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