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기업은 강원도 홍천군 서면에 전원주택지를 조성, 분양할 목적으로 약 1만7000㎡의 부지를 매입해 건축허가를 받았다. 20여개 필지로 나눠 토목공사 및 조경공사, 전기·설비공사까지 마쳤다.

인근에 비발디파크와 오션월드가 위치하고 있어 교통량도 많고, 서울에서 가면 승용차로 1시간30여분이면 도착이 가능하다. 특히 마을이 내려다 보일 정도로 산등성이에 자리잡고 있고 뒤쪽으로는 산이 둘러싸고 있어 누가 보더라도 전원주택지로서 손색이 없어 보인다. 20여가구가 마을을 형성할 수 있어 단지규모도 적당하다. 그러나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분양이 안되고 있다.

유명 관광지 위치…교통체증, 사생활 침해 우려

전원주택지는 기존의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곳은 좋지 않다. 마을 주민들 입장에서는 항시 감시당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수 있기 때문이다.<사진=(주)밸류마크자산관리>

 

그렇다면 전원생활을 하기에 좋은 주택지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우선 대도시권에서 멀지 않아야 한다. 그동안 도시의 문화적 혜택을 받아왔고, 대부분의 지인들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어느날 갑자기 홀로 된 느낌이 들면 ‘전원’에 머물기가 어렵다. 따라서 승용차로 1시간 정도의 거리에 대도시권이 위치해 있는 게 적당하다. 위급할 때 대도시 종합병원을 바로 이용할 수 있는 거리면 충분하다.

더불어 기존의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곳은 좋지 않다. 마을 주민들 입장에서는 항시 감시당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사계절을 모두 생각해야 한다. 산골 깊은 곳의 전원주택지는 여름에는 시원하겠지만 찬바람이 몰아치는 겨울 추위는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이런 곳은 연수원이 더 잘 어울린다.

단지규모도 고려 대상이다. 너무 작으면 방범이나 공간활용에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너무 많으면 시끄러울 수 있으므로 20가구 내외가 적당하다고 본다.

단지 뒤편에 산이 있고, 앞쪽으로 강이나 들판이 있어 시야가 트인 곳이면 더욱 좋다. 당연히 국도나 지방도에서 약간은 들어가 있어야 차량소음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유명한 관광지 입구쪽도 바람직하지 않다. 관광객이나 등산객들의 출입이 잦아 시끄럽고, 교통체증이나 사생활침해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전원주택에 투자할 때는 향후 인근지역에 어떤 개발계획이 있는지를 지자체를 통해 알아보아야 한다. 택지개발이나 공장신설, 도로개설 등이 들어올 경우 현재 보다 좋아질 수도 있으나, 반대일 경우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사진=(주)밸류마크자산관리>

‘컨셉설정’ 첫 단추가 잘못…공동 운영방안 모색

A기업의 경우는 유명한 관광지 인근에 위치하고 있고,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으며,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경치도 좋아 전원주택지로 개발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컨셉설정 첫단추가 잘못 끼워진 듯 하다.

부동산은 입지가 매우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만을 보고 투자를 결정해서는 곤란하다. 부동산은 인근지역과 늘 상호 교류해야 하며, 특성과 잠재력이 모두 다르고, 지역경제와 지자체의 정책에 따라 움직이는 생물체와 같다. 따라서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컨셉을 잡고 수요자를 찾은 다음, 적정한 규모를 설정하고 수지분석을 통해 사업성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또 투자성공을 위한 홍보와 마케팅, 리스크 대안마련, 최악의 시나리오 등 다양한 전략이 뒤따라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A기업 대상지는 전원주택보다는 일부 펜션과 야영장시설을 설치하고, 이를 전문그룹과 공동으로 운영해 수익을 발생시켜 이후 매각을 하는 방안이 바람직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도록 만들어야만 그중에서 매수하겠다는 잠재적 수요자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은 그냥 방치해서는 가치가 오를수 없다. 가치가 올라야 가격이 오르고 거래가 발생하기 때문에 가치를 올리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주)밸류마크자산관리 송상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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