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중심의 면세점 시장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면세점 사업자를 선정할 때 독과점 우려가 있을 경우 사업참여를 제한하자는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본부 최낙균 선임연구위원은 16일 열린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면세점 제도개선 공청회’에서 “면세점의 경우 롯데와 신라면세점이 시장지배자로 추정되지만, 독과점기업의 지위 남용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일부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지나치게 높은 경우에는 시장구조를 먼저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현행 관세법 시행령 제192조의 2에 따르면, 대기업 독점을 막기 위해 보세판매장 특허를 부여하는 경우 보세판매장 총 특허 수의 30% 이상을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에게 할당하고, 대기업은 60% 이상 할당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허 수 할당과 무관하게 지난해 대기업은 면적 기준 79.7%, 매출액 기준 87.3%를 차지했다. 매출기준으로 롯데면세점은 51.5%, 신라면세점은 28.1%로 나타나, 이 둘이 시장을 독점(79.6%)하고 있는 셈이다. 같은 기간 중소·중견기업은 면적 기준 20.4%, 매출액 기준 6.2%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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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면세사업자를 선정할 때 운영인의 경영능력과 법규준수도, 사회환원, 상생협력 등을 평가하는 현행 기준을 강화해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남용행위를 평가하고, 그 결과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남용행위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참여 자격을 제한하자고 최 연구위원은 제안했다.

또 평가기준에 시장점유율을 추가해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추정되는 시장점유율 1~3위 기업에 대해 총점(1000점)에서 일정 점수를 감점하자고 했다. 현행 관세법 시행령 제192조의 3에 제시된 보세판매장 특허의 평가기준에는 시장점유율 및 독과점적 시장구조를 평가하는 기준이 없다.

16일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열린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면세점 제도개선 공정회’에 학계, 연구기관, 경제단체 등에서 150여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중기이코노미

이날 공청회에서 서울대행정대학원 박상인 교수도 “독과점 때문에 경쟁이 제한되는 것을 막으려면 점유율 높은 사업자의 참여를 일부 제한하면 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이밖에도 면세점 제도개선과 관련 “애초에 경매를 통해 시장원리에 따라 면세점 사업자를 선정하면 이러한 문제를 논의할 필요가 없다”며 “경매를 할 경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오랜 기간 사업권을 유지하는 것을 꺼리게 돼 특허기간 관련 논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수료율이 높아서 사업을 할 수 없는 사업자는 패널티 없이 사업권을 반납하게 하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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