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모의 학대와 친부의 방조로 숨진 평택 신군 사건이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피해자가 생전에 겪었을 그 고통은 형언조차 하기 어렵다. 사건발생 후 언론은 ‘뉴스’라는 명분으로 피해자의 실명과 생전 모습을 고스란히 공개하며, 살아남은 피해자의 가족들까지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이런 뉴스를 듣게 될 어린 나이의 누나는 동생을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과 부모에 대한 원망을 평생 품고 살아갈지 모른다. 피해자의 이름 석자는 생전의 사진과 함께 인터넷과 신문 그리고 대중 사이를 떠돌고 있다.

지난 14일 있었던 이 사건의 현장검증에서 가해자인 신군의 계모와 친부는 두꺼운 외투와 모자, 마스크 등으로 철저히 보호됐다. 실명 또한 밝혀지지 않았다.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는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 강력범죄의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얼굴을 공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신군과 신군의 누나는 이 사건의 피해자다. 가해자는 물론이고 피해자의 인권도 함께 지켜져야 한다. 2008년 ‘○○이 사건’이라고 피해아동의 이름으로 언론에서 거론됐던 ‘조두순 사건’은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여론 때문에 피해자 이름이 아닌 가해자의 이름으로 고쳐 부르고 있다. 언론의 파급력은 언론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자극적인 보도로 여론의 이목을 끌기 전에 피해자의 인권부터 보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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