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기업협회 등은 23일 개성공단 중단 배경과 입주기업 피해 최소화 방안을 주제로 제12회 개성공단포럼을 열었다.   ©중기이코노미

개성공단내 우리 고정자산을 정부가 국유재산으로 편입해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북한 당국이 개성공단을 청산하겠다는 담화가 나온 가운데 우리측이 대응할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명섭 대한변호사협회 남북교류협력소위원장은 23일 개성공단기업협회와 대한변호사협회 등이 공동 주최한 ‘개성공단포럼’에서 “각종 교역보험·경협보험 등의 구제장치가 있지만 한계가 있고,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통한 구제방법에도 별 실효성이 없다”면서 “손실보상특별법 제정 또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는데다 4월 총선·20대 국회 개원 등 여러 정치일정 등을 감안할 때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고도의 정치적 행위’로 개성공단 가동을 중단시켰듯이, 개성공단내 입주기업의 고정자산을 고도의 정치적 결단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정부가 개성공단내 남측 자산을 국유재산으로 편입시켜 관리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개성공단을 중단한 시점을 기준으로 입주기업에 대한 자산평가를 해서 이를 모두 인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실적으로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의 방북이 허용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에 있는 남측 기업의 설비·기계 등 고정자산을 다시 옮겨오거나 처분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국유재산 관리 방안은 정부가 당사국 지위 차원에서 고정자산을 보존할 수 있는데다, 향후 개성공단이 재개될 경우 정부가 입주할 기업을 상대로 고정자산을 환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10일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대변인 담화를 통해 북측지역에 있는 남측 기업들의 모든 자산을 ‘청산’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경제 전문가인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 당국이 ‘개성공단 청산’을 밝힌 만큼 우리 정부 차원의 대응논리가 필요한데 그 가운데 하나가 국유재산 관리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낙근 여의도연구원 정책실장은 개성공단 폐쇄로 남한이 입을 피해는 수조원에 이를 것이고 추산했다.

정 실장은 “개성공단 중단으로 인해 123개 입주기업과 8000여명의 근로자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면서 “여기에 5000여 협력업체의 직접 생산과 자산설비, 거래망과 미래생산 붕괴 등을 감안할 때 수조원의 피해가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개성공단 중단에 따른 남한경제의 직접 손실은 국내총생산(GDP)의 0.04%로 크지 않지만 대외신인도 하락, 외자 위축 등의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정부는 다음달 10일까지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 대한 실태조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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