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에 들어섰다. 수출 부진이 계속되는데다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금리인상 압력, 취업자 증가세 둔화 등으로 민간소비 마저 줄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경제성장률이 3% 아래로 떨어지면서 앞으로 5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2% 중반대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7일 올해 경제성장률을 2.6%로 제시했다. 이는 정부가 내놓은 3.1%보다 낮다.

한경연은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3.3%→3.1%)에 따라 수출감소가 예상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전망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여기에 중국경제 불안, 미 금리인상 여파 등으로 대외여건 개선이 불확실한데다, ‘부채 디레버리징’ 등으로 지지부진한 ‘L’자형 경기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연은 ‘KERI 경제전망과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기저효과, 단가회복 등으로 올 2분기부터 수출감소 폭이 다소 줄어들겠으나, 글로벌 성장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아 큰 폭의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2016~2020년 국내 경제전망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이런 상황에서 민간 부문도 둔화하고 있다. 가계평균소비성향이 지난해 4분기 70.4%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1.2%p 줄어든 것이다. 특히 금융위기 이전과 비교해도 2.7%p 하락했다. 가계부채와 고령화 등의 구조적 요인이 한 몫한데다 금리인상 압력·취업자 증가세 둔화·부동산경기 상승세 둔화 등이 소비를 막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도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설비투자 증가율이 5.2%였지만 올해 3.7%로 전망했다. 설비투자가 감소하는 것은 제조업의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지표다. 여기에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있어 투자심리 마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경연 변양규 거시연구실장은 “수출 제조기업의 경쟁력이 저하돼 투자가 줄어들고, 실질임금이 줄어든 가계는 소비를 줄이는 일본식 장기 불황으로 접어들 우려가 있다”며 “전 세계 경기가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도 최근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부진하는 등 시간이 걸리더라도 구조개혁을 꾸준히 추진해 투자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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