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항공기 인테리어산업에 우리 기업들도 진출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8일 발표한 ‘항공기 인테리어 산업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항공기 인테리어 산업 규모는 2015년 기준 17조원이며, 향후 5년간 연평균 12.5%씩 성장해 2020년에는 3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항공기 인테리어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이를 전담하는 업체가 없어 해외 업체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A380 항공기를 도입할 때 영국 ‘탠저린 디자인’에 기내 디자인을 맡겼다. 대한항공도 일등석인 ‘코스모 스위트’의 디자인을 영국 ‘아큐멘’에 의뢰했다.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IFEC:In-Flight Entertainment & Communication)과 좌석도 해외 제품이 주를 이룬다. 아시아나항공은 일본 파나소닉의 IFEC 제품을 쓰고 있으며 대한항공은 파나소닉과 프랑스회사 탈레스의 제품을 병행해 쓰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신형 비즈니스석을 도입하면서 프랑스의 ‘스텔리아 아에로스페이스’의 제품으로 좌석을 바꿨다.

우리 기업도 항공기 인테리어시장에 진출해야한다는 것이 전경련의 제안이다. 이들은 우리 기업에 적합한 세부 진출 분야로 IFEC를 꼽았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와 같은 전자기기·부품에 대한 역량을 살린다면 한국도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또 최근에는 탑승객의 스마트폰·태블릿과 기내 IFEC의 연동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국내 스마트기기 제조사들이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기내 좌석도 유망 분야로 언급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항공기 좌석은 다른 산업과의 연계 가능성이 높아 해외 완성차 업체들도 좌석 디자인과 생산에 참여하고 있다. 싱가포르항공은 BMW 자회사인 BMW그룹디자인워크에서 디자인한 좌석을 일등석 기종에 도입했고, 메르세데스 벤츠도 독일 루프트한자와 함께 항공기 기내 디자인 콘셉트를 발표했다. 한국에도 오랜 역사를 가진 자동차좌석 제조사들이 있다. 대원산업(1968년 설립), 디에스시(1979년), 현대엠시트(2002년) 등이 향후 항공기 좌석 산업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경련은 전망했다.

정부의 역할도 강조했다. 항공기에 설치되는 모든 기자재는 미국연방항공청(FAA), 유럽항공안전청(EASA)로부터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들어 중견·중소기업에는 걸림돌이라는 것이다. 전경련은 “정부가 국제인증절차를 지원해주고, 교통안전공단의 자동차 충돌시험처럼 항공기 좌석 내구성을 시험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