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지난 주까지 이어진 극심한 공천내홍을 뒤로 하고, 각 정당별로 총선공약을 발표하는 등 표심잡기에 나선 것이다. 정당마다 새로운 정치와 혁신을 외치며 유권자의 이목을 사로잡으려 하지만, 정작 유권자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정치권의 그간의 행태를 보면 미덥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이렇다’하고 내세울 무엇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일자리 개혁, 청년독립, 갑·을 개혁 등을 총선공약으로 내세웠다. 더불어민주당은 보수정권 8년이 망쳐놓은 서민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배신의 경제’를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당은 미래형 신성장산업 육성 및 집중 투자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다 좋고, 시의적절하고, 훌륭한 공약들이지만 표를 의식해 급조한 공약들을 앞세운 호소가 얼마나 진정성이 있을까는 의문이다.

총선이 불과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투표율이 저조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지난 총선만 해도 무상급식·반값등록금 등 제법 이슈가 있었는데, 이번 총선은 국민의 심금을 울리는 공약도 없고 새로운 것도 없다. 그렇다고 외면하고 방관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정치란 덜 나쁜 ×을 골라 뽑는 과정이다. 그 ×이 그 ×이라고 투표를 포기한다면 제일 나쁜 ×들이 다 해먹는다”는 함석헌 선생의 일침을 되새겨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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